인생칼럼> 무거운 삶을 짊어지고 온 지게 소설가 석 도 익 지난날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면서 암벽을 만나면 밧줄을 잡기도 하고 계곡물을 뛰어넘으며 숨이 턱에 차고 기진맥진해서 간신히 걷고 있는데, 지게에 높게 짐을 짊어지고 빠르게 내 곁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이 험한 산길을 그것도 지게에 짐을 가득지고 비호같이 오르는 그를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며,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수 십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그가 누군지 신문을 보고서 알았다. 임기종씨는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설악산의 각 사찰과 암자에 필요한 물품을 지게로 운반해 주는 이른바 '지게꾼'이라고 한다. 사찰이나 암자에서 연락이 올 때마다 주문한 물품을 지게에 얹고 비좁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 '설악산의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