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60

내머리 내가 깎는 시대

석도익 인생칼럼 소설가 석 도 익 “중도 자기머리 못 깎는다.”라는 말이 있다.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삭발해야하는 스님도 자신의 머리를 자기가 직접 깎을 수 없어서 누군가에게 부탁해야 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겠지만 삶에 영향을 끼치는 바가 크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듯이 혼자서는 살아가기 힘들다. 그러므로 남녀가 가정을 이루며 양 일가친척에 가족혈연의 고리를 형성하고, 이웃이 모여 마을을 만들고, 사회를 이루며, 다시 국가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치고 살아가는데, 지금은 세계화 시대다. 현대인들이 최첨단의 문화생활을 하면서 먹거리나 일상용품 하나라도 자급자족이 아닌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들이기에 혼자서는 단 하루도 살아가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

돌아가는 곳

석도익(인생칼럼 ) 소설가 석 도 익 지구상에 모든 생물은 자연생태계에 꼭 필요한 역할이 있음으로 생겨났고, 그 일을 열심히 하며 살아가다 수명이 다하면 죽는다. 만물의 영장임을 자부하는 사람도 세상에 태어나서 해야 할일을 다하고, 하고 싶은 일도 하다가 생을 다하면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생물은 본능적으로 종족번식을 사명으로 한다. 부모의 사랑으로 어머니의 뱃속에서 토양성분인 집을 마련하고 신이 챙겨준 정신과 합쳐 세상에 나와 탯줄을 끊는 순간부터 하나의 인간으로 독립하지만 자신의 집을 키우고 가꾸어가는 성장이 그 어느 생물체보다 느린지라 1년이 지나야 뒤뚱대며 겨우 걷는 것을 보며 대견하다 한다. 제 밥벌이를 하려면 성인이 될 때까지 키우고 가르쳐야 하니 제집(몸뚱이)하나 관리하기 힘든 게 ..

무거운 삶을 짊어지고 온 지게

인생칼럼> 무거운 삶을 짊어지고 온 지게 소설가 석 도 익 지난날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면서 암벽을 만나면 밧줄을 잡기도 하고 계곡물을 뛰어넘으며 숨이 턱에 차고 기진맥진해서 간신히 걷고 있는데, 지게에 높게 짐을 짊어지고 빠르게 내 곁을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다. 이 험한 산길을 그것도 지게에 짐을 가득지고 비호같이 오르는 그를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며,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수 십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그가 누군지 신문을 보고서 알았다. 임기종씨는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설악산의 각 사찰과 암자에 필요한 물품을 지게로 운반해 주는 이른바 '지게꾼'이라고 한다. 사찰이나 암자에서 연락이 올 때마다 주문한 물품을 지게에 얹고 비좁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 '설악산의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이 ..

문창호지

인생칼럼 소설가 석도익 문창호지 7년여 기다림에 허물을 벗고 우화하여 짧은 7일 남짓 생존하는 매미들이 구애 세레나데를 실록의 숲에서 합창하더니, 어느덧 하늘이 높아지고 장독대 주변에는 맨드라미가 붉은 면류관을 쓰고 길가에는 목이긴 코스모스가 가을을 몰고 오는 하늬바람에 흔들리고, 노란 병아리의 솜털 같은 햇살이 개나리 울타리 사이로 기어 들어와 엄동설한 긴긴밤과 무더위 비바람 폭풍을 견디어낸 빗살문 찌든 창호지에 볼을 부비고 있을 때면 앞으로 닥쳐올 동장군을 막아낼 집 단장을 한다. 지붕의 곧은 선 끝이 하늘로 날아 오를듯한 기와집은 절간의 대웅전에 꽃살문이나, 여염집 대청덧문도 쌍바라지 미닫이 빗살문에서부터 크고 작은 문과 창문까지 많기도 하고, 초가집은 장독소래위에 눈이 소복하게 쌓인 모습 같이 포..

길(도)과 길(로)

인생칼럼 길(도道)과 길(로路) 소설가 석 도 익 길은 지구상에 무궁무진한 행동반경을 가지고 소통과 흔적을 남기며 생겨져 이어지고 있다. 길은 동물이 움직임으로서 통로가 만들어지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움직이지 않고, 흔적도 형상도 없는 길도 있으니 움직이는 몸이 만들어내는 길과, 마음의 길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길은 사람들이 정말 자주 쓰는 흔한 말이며 순 우리말이고 한자를 쓰기 전부터 길이라고 했다한다. 도로(道路)란 이름의 사람이 다니는 길은 땅위에는 고속도로에서부터 산속 오솔길도 있고, 기차가 다니는 철길까지 수 없으며, 비행기로 다니는 하늘 길, 배로 다니는 뱃길 등으로 세계와 서로 이어지는 길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움직이며 발자국을 남기는 길 이름에는 질러가거나 넓은 길보다 돌아가거나..

에누리와 덤의 미덕

♡ 인생칼럼 ♡ 에누리와 덤의 미덕 소설가 석 도 익 사람 만나기가 겁이 나는 시대에 산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부모를 만나려도 먼발치 유리창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긴 부모 자식 부부 형제자매 간에도 재산과 이해관계 때문에 피터지게 싸우고, 일가친척인 핏줄이라는 연결고리마저 낡아져가며, 이웃사촌이란 말도 지난날에 있었던 일이 되고, 마음에 담장을 쌓고 나 홀로 사는 세상이 되어간다. 오죽하면 코로나19까지 창궐해서, 그렇게 살 거면 아예 서로 만나지도 말라하는 시련을 주는 것이 신의 엄중한 경고인 것 만 같다. 이웃과 담을 쌓고 사니 날씨가 너무 더우면 마음까지 늘어져 게을러지고 모든 일이 귀찮아지며 쉽게 짜증이 나고, 너무 추워져도 몸을 움츠리게 되고 저마다 자신의 몸만을 둘러싸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어..

이어동기간 맺고 겨리소 짝하며 살았다.

이어동기간 맺고 겨리 소 짝하며 살았다. 소설가 석 도 익 아지랑이가 지평선에 신기루같이 피어오르는 언덕, 사래긴 목화밭 겨우내 솜이불 같은 하얀 눈을 덮고 잠자던 땅이 우람한 황소 마라와 만삭인 암소 안야 가 하나의 멍에를 메고 끄는데 겨리쟁기탑손을 불끈한 손으로 잡고 흙을 깊이 파고 나가는 쟁기꾼 밭갈이 소리가 큰골에 구성지게 울려 퍼진다. “이랴 ~ 어~여 힘차게 당겨라~ 진달래피고 뻐꾸기 울기 전에 이 밭을 다 갈아보자~ 마라는 이랑을 밟지 말고 안소는 두렁을 타고가거라 ~ 어허 후후 ~ 마라는 부지런히 안쪽으로 돌고 안소는 제자리에서 천천히 돌아 주거라 어허 후후 ~” 겨리 소 쟁기꾼인 이장네 수양아들이 모는 두 마리의 소가 하나가 되어 끌고 당기며 앞으로 나가니 웅크렸던 겨울이..

메말라 가는 눈물

ㅡ 인생칼럼 ㅡ 메말라 가는 눈물 소설가 석 도 익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복이 아닐 수 없다. 이 귀중한 눈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눈알 위쪽에 있는 누선(淚線)에서 나와 눈알을 적시거나 흘러나오는 투명한 액체상태의물질. 늘 조금씩 나와서 먼지나 이물질을 없애거나 각막에 영양을 공급해주며, 눈물로 눈을 촉촉하게 하여 움직이는데 마찰이 없도록 보호하며, 어떤 자극을 받으면 더 많이 분비된다. 특히 사람의 경우 좋아도 울고 슬퍼도 울고 이별에 울고 감격에도 울 때에 눈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눈물이라고 하며, 이를 세는 단위는 눈물방울, 눈물줄기라고 한다. 고대 북유럽 원주민 켈트족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가시나무 새가 있다. 이 가시나무 새는 일생에 단 한번 우는 새로 그 울음소리는 이 세..

나이는 드는 것이다

인생칼럼 > 나이는 드는 것이다. 소설가 석 도 익 한해를 마무리 하는 태양은 지평선끝자락 바다에 노을을 그리며 잠수하는가 하면, 서산아래 계곡으로 넘어가고 땅거미가 내려와 어둠으로 막을 내리면, 무대 안쪽에선 다시 새날을 준비해 동해에 검은바다를 붉게 끓어오르며 해맑은 태양을 밀어 올리고, 또는 동산마루에 창문을 열 듯이 태양의 환한 얼굴이 떠오른다. 올해도 늘 그랬듯이 양력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음력으로 설을 쇤다. 이상할 것 같지만 양력과 음력을 편리하게 혼용하며 생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음력을 쓰다가 1896년 1월 1일부터 고종의 명령에 따라 양력을 쓰게 되었다. 음력과 양력의 날짜가 다른 이유는 날짜를 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음력은 달의 공전 주기로 한 달을 정하고, 양..

고등어와 꽁치

고등어와 꽁치 소설가 석 도 익 물고기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치 자로 끝나는 고기와 ‘어’자나 ‘기’자로 끝나는 고기가 있는데 ‘어’자나 ‘기’자로 끝나는 고기 (북어,고등어, 농어, 조기)는 양반고기라고 하여 고급어종으로 분류가 된 고기들이라 제사상에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치’자로 끝나는 고기(멸치, 꽁치, 갈치 등)는 상놈고기라고 하여 하급 어종으로 분류를 하여서 조상님에 대한 예로서 최상의 음식을 대접한다는 예의에서 비롯된 사상으로 ‘치’자로 끝나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같은 치자를 가진 정치 권은 요즘 대선 선거전이 치열하다. 서로 물고 띁고 할퀴고 욕하고 정말 저질스러운 정치판이다. 여기에 유투브 까지 자극적인 제목으로 어지럽게하여 인터넷도 코로나에 감염된듯 뜨겁다. 정치인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