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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진 무궁화

[소설가 석도익 칼럼] 무궁무진 무궁화 온도계의 빨간 수은주의 목을 끌어 올리던 무더위. 생전에는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뜨거운 여름이었다. 개들은 혀를 내밀고 숨을 헐떡였으며, 풀들은 시들어가는 모습으로 한낮을 견뎠다. 푹푹 찌는 삼복더위가 한여름의 기세를 한껏 드러낸다. 무슨 사연이 그리도 많기에 숨이 막힐 만큼 무더운 한여름을 견디며, 꽃을 피우고 씨앗을 맺는 자식 농사를 멈추지 않는 무궁화나무, 무궁화는 꼬부라지는 숫자 9월말까지 백여 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꽃을 피워낸다.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아 뽐내지 않고 꾸민 듯 요란하지 않아 자만하지 않는다. 가시나 독으로 남을 해하지 않으며, 넉넉한 품성으로 평화를 상징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인내하며, 강한 번식력으로 생존해 온 꽃이 무궁화다. 피고 또 ..

석도익 <칼럼> 2026.10.19

안목

💖 안 목 💖-- 누가 보느냐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아들은 손에 쥔 낡은 회중시계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가 평생을 보물처럼 간직해 온, 손때 묻은 시계였다.며칠 전, 삶의 끝자락에 선 아버지는 힘겹게 그 시계를 건네며 말했다.“아들아, 이 시계는 우리 집안 대대로 내려온 가보다. 이제 네게 물려주려 하는데, 그 전에 한 가지 부탁이 있구나.”아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말씀하세요, 아버지.”“시내 보석상에 가서 이 시계의 값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고 오너라.”아들은 서둘러 길을 나섰다. 그러나 돌아왔을 때 그의 얼굴에는 어딘가 허탈함이 묻어 있었다.“아버지… 15만 원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오래된 모델이라네요.”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잠시 눈을 감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