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골 상평통보 주전골 상평통보 주전골 상평통보 석 도 익 단풍을 곱게 물들이려는지 낮게 내려앉은 잿빛 하늘은 설악 대청봉과 맞닿아 있다. 울긋불긋 떨어진 낙엽은 바람이 몰고 다녀 고운 색 바래고 으스러져가며 낮은 곳으로 임하고, 계곡을 덮어 차갑게 흐르는 물에 실려 여행을 떠나거나 한사코 .. 소설집(단편) 2017.03.30
흙둔지 총각 흙둔지 총각 석 도 익 조금만 더 올라가면 펑퍼짐하여 드러눕기 딱 좋은 쉬인재 길목이다. 검꼴에서 괘식이로 가는 산길이 길어서 쉬어쉬어 가야한다는 쉬인재 그곳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여러 그루 있어서 그늘을 지워주고 널찍한 둔덕에는 금잔디가 깔려있어서 아픈 허리를 펴기 딱 좋.. 소설집(단편) 2016.09.17
삼현에 살았다네 삼현에서 살았다네. 석 도 익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고 아등바등 살던 사람들이 세월 앞에선 어쩔 수 없었던지 차례도 지키지 못하고 오는 곳이 이곳 저승이란 곳이다. 그래도 이승에서 옷깃 스친 인연이 있었다고 육신 떠난 혼령들이 여기까지 와서도 어떻게 알고 찾아왔는지 하.. 소설집(단편) 2015.10.19
영랑호 보름달 영랑호 보름달 석 도 익 오늘따라 하늘 중간에 두둥실 떠있는 달이 만월이다. 영랑호 깊은 물 위에도 보름달이 환하게 떴다. 호수 둑길 버드나무 그늘 아래 놓인 의자에 앉아 하늘에 달과 호수에 달을 번갈아 바라보던 노인은 슬그머니 일어나서 작은 조약돌을 찾아들고 물수제비뜨듯이 .. 소설집(단편) 2015.10.19
며늘재 전 며늘재 전(傳) 아주 오랜 옛날에 화산현 금물산면 월천동에는 지체 높았던 김 진사가 살고 있었다. 본디 김 진사는 사대 문안에 살던 세도가의 집안이었으나 간신배들의 거짓상소로 인하여 삭탈관직당하고 낙향한 병조참판의 아들로서 일찍이 과거에 합격하였으나 부친의 강경한 반대로.. 소설집(단편) 2013.12.04
애랑의 전설(5분소설) < 5분 소설 : 삼척시 특집) 애랑 의 전설 석 도 익 저 멀리 바다 끝은 파란 하늘과 맞닿아 하나의 선이 되어 있다. 오늘따라 바람 한 점 없는 해맑은 날씨에 돛을 내린 어선 몇 척이 먼 바다까지 나가 고기를 잡고 있는 모습이 한가롭다. 다른 때 같으면 풍악을 울리며 만선으로 돌아올 것 같으나 요새는.. 소설집(단편) 2010.10.01
따끈한 커피가 식을때 까지 따끈한 커피가 식을 때 까지 석 도 익 가슴에 꼭 껴안은 녀석은 포대기 안에서 방글방글 웃었다. 금방 어미의 젖꼭지를 물고 있던 빨갛고 조그만 입이 언제나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도 빨갛고 촉촉하게 젖어있는 듯한 그녀의 입술 같아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다시 처다 보았다. 오늘도 화장하지 않은 .. 소설집(단편) 2007.10.18
못 다한 이야기 <단편소설> 못 다한 이야기 석 도 익 이슬비로 씻겨진 해맑은 하늘에 제비가 날렵하게 날아다니고 능수버들의 꽃눈이 눈송이처럼 날리고 있었다. 이렇게 기분이 좋은날이면 뭔가 좋은 시상(詩想)이 떠오를 것 같아 현석은 벅찬 마음속에 초초해 하는 버릇이 있다. 황토색이 파란 녹색으로 채색되.. 소설집(단편) 2007.08.26
온-라인 < 소 설 > 온 - 라 인 석 도 익 아름다운 꽃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조용한 음악이 향기처럼 흐르는가 하면 따스한 볕이 감미롭다. 먹고 싶은 것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렇다고 배도 머리도 텅 비여 탈진한 상태의 무기력이거나 늦은 봄날 오후 배 불리고 등 눕힌 권태로움 같은 것도 아니다. .. 소설집(단편) 2007.07.31
목탁 소리 < 단편 소설 > 목 탁 소 리 석 도 익 울창한 잡목 사이를 헤치고 올라오느라 나뭇가지에 갈 갈가리 찢겨진 바람은 힘겨워 지쳤는지 저마다 흩어져서 할 일없이 장난질을 친다. 바위틈에 틀어박힌 암자 구석을 휘돌아 어슬렁거리며 볼품없는 토방의 문풍지도 잡아당겨 보고 법당 처마 밑 에 대롱대.. 소설집(단편) 2007.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