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새 우는 비무장지대
소설가 석도익 으악새 우는 비무장지대(DMZ) 남쪽에서 아지랑이 일궈낸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총부리 겨누고 살벌하게 대치하고 있는 이곳도 꽁꽁 얼었던 땅이 풀리고, 민들레 쑥부쟁이 갯버들 등의 초목들이 앞 다투어 얼굴을 내미는 봄이 오는가 하면, 북쪽에서 찬바람이 처내려오면 상고대 서리꽃피고, 엄동설한겨울이 찾아오는데, 추위에 얼어버린 달이 한 서린 서릿발 빛으로 밝혀주는 평화로운 밤 비무장지대에서는 으악 새가 슬피 운다. 동아시아 자락 반도에 대한민국은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한민족의 국가로서 한때 국력약화로 나라까지 빼앗겼다가 국제정세에 힘입어 어렵사리 광복을 맞이했으나, 광복을 시켜준 국가들에 의해 반도 정중앙인 3.8도선을 기준하여 남과 북으로 나누어지게 된 분단국가가 되어야 했다. 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