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작품

바람 바람 바람

돌 박사 2024. 9. 4. 10:03

  
< 수필 >        

   바람! 바람! 바람!

                          석 도 익

  순우리말인 바람은 여러 가지 내용으로 쓰이고 있는 말로서 모두가 모양도 색깔도 냄새도 없는 무형의 말씨임에도 맥을 같이하기도 한다.

바람! 그 하나는 어떤 일의 원인으로 작용한 결과나 영향을 나타내는 말인데 예를 들자면 “너희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당황해서 귀중한 물건을 놓쳐서 깨지고 말았다.”라고 하듯이 임기응변의 변명이거나 자기 때문이 아니라는 핑계 등에 양념 격으로 적절하게 쓰이기도 한다.

바람!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마음을 말하며, 이 바람은 희망이고 꿈이며 기도이고 또는 기다림을 은밀하게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부모는 자식이 잘 자라고 잘 되는 것이 큰 바람이고, 자식은 보모님이 건강하게 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듯이 크거나 작거나 많거나 적거나 바람은 누구나 가지고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소망이다.

바람! 생명이 있는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지구상에 공기가 기압의 변화에 의하여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데 형체도 없는 공기는 더운 곳에서 찬 곳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나무나 잎이 흔들린다든가 몸으로 느껴 감지하게 되는데 이 움직이는 공기를 바람이라고 한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의 순환은 매우 큰 규모의 대기 이동으로 편동풍·편서풍·제트류 등이 있는데, 작은 규모의 대기 순환에는 육풍과 해풍, 강바람 산바람과 골바람이라 부르며, 일상생활에서는 습도를 조절하고 식물에 화분을 날려서 수정시킴으로 열매를 맺게 하고, 풍력발전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큰 바람인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하여 아시아 대륙 동부로 불어오는 맹렬한 열대성 저기압. 지름이 수백에서 1,000킬로미터 정도 되는 소용돌이로, 바람은 그 중심을 향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며 움직인다. 보통 7~9월경에 폭풍우를 동반하여 풍수해를 종종 일으킨다. 또한 미국등지를 강타하는 허리케인으로 해마다 큰 재난을 가져오기도 하고 토네이도의 회오리바람은 무서운 위력으로 건물을 날리고 나무를 뽑아버려 순식간에 폐허로 만들어 놓기도 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공기는 더운 곳에서 팽창해 지므로 찬 곳으로 이동하는데 바람을 계절과 지역 또는 흐름의 세기에 따라서 혹은 기분에 따라서 순우리말 표현으로는 바람의 이름들이 만들어지고 불러져 왔다.

바람하면 우선 춥다고 느껴지게 되지만,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대요.’하는 노래가 된 바람도 있다.

비 오는데 바람이 불면 비바람이고, 쓸쓸한 가을바람 쌀쌀한 서릿바람 강추위에 부는 고추바람과 문틈으로는 황소바람이 들어온다고 한다.
볼을 살짝 스치는 실바람, 시원한 선들바람, 소나무 숲에는 솔바람불고 화난 듯 불어오는 노대바람이지만, 무더운 날 산들바람은 고맙기도 하고, 양쪽에서 부는 맞바람도 있는데 가정불화에도 쓰인다.

고온 건조한 높새바람 이름도 예쁜 하늬바람 북쪽에서 불어오는 댑바람 북쪽 높은데서 부는 높바람 뒤쪽에서 불어오는 꽁무니바람

봄철 꽃이 필 무렵에 부는 꽃바람, 꽃샘바람 이른 봄에 제법 매운 소소리바람 초가을에 잔잔하고 선선하게 부는 색바람 쓸쓸한 가을 으스스하고 쓸쓸하게 부는 소슬바람 초겨울에 선들선들 부는 건들바람 눈과 함께 부는 눈바람 저녁 늦게 부는 늦바람 회오리치는 회오리바람 또는 돌개바람 용오름바람 칼로 살을 베듯이 세차고 날카롭게 부는 칼바람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는 날파람 갑자기 휘몰아치는 벼락바람 등등 실체가 안 보이는 바람이지만 이름은 엄청 많아 다 열거하기도 어렵다.

지구상에 생물체가 존재하게된 것은 물과 공기가 있기 때문인데 물도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오염되기 쉽고, 공기 또한 움직이지 못한다면 오염되어 생물이 지속하여 살기 어려울 것이지만, 자연의 법칙에 의하여 물은 흐르고 바다는 파도치고 공기도 바람이 되어 재빠르게 움직이며 자연에서 순화되고 정화되는 위대한 원리다.  

바람! 사람도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진 이성의 본능에 의하여 일어나는 감정이나 행동을 바람이라고 한다. 이 바람에도 꿈이 있고 희망이 있고 기다림이 있기도 하지만 그 바람에 의해서 사랑의 열정도 생기지만, 가족이나 인간관계에 피해를 줄 수도 있는 환영받지 못하는 바람은 미움과 비난을 받기도 한다.

주위사람들에게 관계를 공개한 사람이 아닌 다른 이성과 사랑하는 것을 바람피운다. 고 하는데 여기에서의 바람 또한 사람의 마음도 몸도 움직이니까 바람이고 이에 대한 비난이고 원망이다.

해야 할 일 보다는 마음이 콩밭에 가있고 딴전을 피운다든가 엉뚱한 곳에 가있다든가 뜬구름을 잡으려는 사람에게 바람을 잡으려 한다. 또는 바람 들었다. 바람났다. 라고 하지만  제일 많이 이용되는 것은 남녀가 자기의 짝을 두고서 한눈을 팔며 다른 이성을 넘볼 때 바람피운다. 바람이 났다. 라고 한다,

사람 또한 종족번식과 종족이음을 위해 남자에게는 힘과 용기와 뻔뻔함을 주었고, 여자에게는 예쁘고 아름다움을 주었으며, 또한 남녀 모두에게 사랑의 황홀함과 짜릿한 쾌감까지 느낄 수 있게 함으로서 사랑을 위하여 죽음도 불사할 수 있게 하였으니, 이 또한 사람에게도 바람의 씨앗이 기본으로 심겨져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인성과 인격을 기본으로 지니고 있기에 사회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 종족번식의 원초적 본능을 억제하는 초능력에 기초하여 혼인이라는 규범이 생기고 이를 지켜 모두에게 알려 공식적인 부부가 되어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고 기르게 함으로서 고등동물로서 인격과 품위를 지키고 살아가도록 인성을 기르고 질서를 지키도록 교육하고 훈련하기도 하여 가정과 사회질서를 유지하게 되었으나,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를 어기면 불륜이라 하여 다스리는 데 이때의 자연논리가 바람이 아닌가 싶다. 바람이 불륜을 일으키고 열매도 맺게 되니 그 바람은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게 됨으로 사람의 바람도 저주받을 바람이 되고 만다.

바람은 전적으로 남자가 일으킨다고 할 수는 없다.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야 바람이 일어난다는 것이 사람에게도 당연하게 적용되는 것이라 남여의 공통적인 책임이며 사전에 바람이 일지 않게 온도관리를 함께해나가야 할 일이다.

어머니들이 자식에 대한 향학열이 너무 높아 학교선생님과 친하게 지내려고 학교를 자주 드나들며 설친다는 말이 치맛바람이다. 자유부인을 잉태한  춤바람생기고 집안에서 이는 바람은 부부가 맞바람을 피는 경우도 있어 가정이 파탄나기도 하며, 하루아침에 일약졸부가 되는 부동산 복 바람도 있었다.

사람이 일으키는 바람 중에 선거철에 생겨나는 선거 바람이고, 이것이 정치바람이 되어 이 바람에 건달이 생기고 정치바람은 자칫 무서운 피바람이 일어나기도 한다.

'창작 작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편소설> 정신줄  (14) 2024.10.14
치마문화의 모성과 모정  (4) 2024.09.10
석도익 작가 도서 교보문고  (0) 2023.11.08
봄 봄  (0) 2023.02.13
으악새 우는 비무장지대  (2)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