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의 초상화 < 단편소설 > 어머니 의 초상화 석 도 익 가파른 언덕에 널판지와 종이상자로 벽을 두르고, 양철조각과 루핑으로 지붕을 씌운 판자집들이 들어앉은 골목길은 판자집 틈새로 간신히 뚫고 나가는 수채구멍 같다. 집집에서 버린 구정물이 얼어붙은 빙판위에,연탄재가 멋대로 뒹굴고, 국적불명의 쓰레.. 소설집(단편) 2007.06.25
미친놈 <단편소설> 미 친 놈 석 도 익 온통 백색이다. 네모난 벽이 하얗고 하늘을 과감하게 막아버린 천장도 흰색이며 철제의 침대도 흰색 페인트로 얼룩덜룩 발라 놓았다. 시트며 이불 홑청도 흰 천이며 잠금 손잡이가 고장 나서 빼내버리고 고정시킨 라지에터 까지 은백색 락카로 해마다 덕지덕지 발라 .. 소설집(단편) 2007.06.24
넘지 말아야 하는 선 (1분 소설) <1분 소설> 넘지 말아야 하는 線 석 도 익 여자는 손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를 몰라 하던 어색한 때 같아 애써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간 전신주위에 삭정이 나무 가지 부스러기들을 물어다 얼기설기 엉성하게 지어놓은 까치집에 걸린 초생달을 보았던 기억에 찾아보았다. 그러나 다 .. 소설집(단편) 2007.06.15
안개(단편소설) < 소 설 > 안 개 석 도 익 앞에서 풀숲을 헤치며 민첩하게 걸어가는 젊은이의 딱 벌어진 어깨를 보며 등이 약간 구부정한 노인이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따라간다. 이름도 다 모를 풀벌레들이 비 오듯이 울다가 이슬 젖은 풀들이 움직이자 그 부근은 조용해지고 지나온 뒤에야 안심이 되는지 다시 울.. 소설집(단편) 2006.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