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소설>
넘지 말아야 하는 線
석 도 익
여자는 손을 어디에다 두어야 할지를 몰라 하던 어색한 때 같아 애써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순간 전신주위에 삭정이 나무 가지 부스러기들을 물어다 얼기설기 엉성하게 지어놓은 까치집에 걸린 초생달을 보았던 기억에 찾아보았다.
그러나 다 먹고 버린 수박 껍질 같아 보여 피식 웃었던 조각달마저
까마귀가 쪼아 먹어 버렸는지 흔적도 없고 칠흑 같은 어둠이 모든 것을 덮어버려 은밀하게 가려진 치부마저 내놓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한다.
남자는 말이 없다. 그의 눈빛만이 강렬하게 빛나고 있음을 느낄 뿐, 이윽고 남자의 한 손이 여자의 허벅지 위를 달팽이의 흡입판 같이 착 붙어 기어오르고 있다.
“너무 빨라요!”
여자의 겁먹은 말소리가 어지럽게 파장되어 나오자 어둠이 순식간에 삼켜버린다.
“괜찮아 나를 못 믿어?”
자신감 과 흥분으로 범벅이 된 남자의 목소리가 여자의 긴 머리를 헤치고 귓가를 맴돌다 강한 불빛이 무수히 부서져 간다.
“아~제발 우리 이 선만은 넘지 말아요.”
여자는 애원하듯 소리쳤다.
그러나 남자의 고르지 않은 숨소리, 열려진 창으로 미친 듯 몰아치는 바람의 상쾌함에 환희의 오르가슴을 느끼게 한다.
그들은 이미 넘지 말아야하는 선을 넘어 미친 듯이 질주하고 있었다.
순간 정말 순간이었다. 부풀대로 부푼 풍선이 터지는 순간의 놀람, 포옹하기에 너무 벅찬 몸집이 클로즈업 되며 섬광이 번쩍 지나가고 하늘을 오르는 듯 둥실 뜨는 것 같더니 다시 한없이 깊은 곳으로 나른하게 추락하고 있었다.
얼마 후 여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기진 한 몸에 무언가 끈끈하고 따듯한 액체가 묻힌다고 아련하게 느끼며 남자를 찾아보았으나 자신 만만하던 그는 먼발치에 구겨버린 휴지같이 나뒹굴어 있다.
여자는 멀리서 앰브렌스의 공포의 울음이 가까워지는 것을 들으며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아스팔트 위를 안간힘을 다하여 남자를 향해 기어가다 노란 선을 반쯤 깔고 엎드려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