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73

이주귀화(移住歸化) 와 다문화시대

이주귀화(移住歸化) 와 다문화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는 생명이 있는 생물과 생명이 없는 무생물로 구성되어 있고, 생물에는 움직이는 동물과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로 구분하고 있다. 움직일 수 있는 생물은 다리로 걸어 다니든가 날개로 날아다니고 지느러미로 헤엄처서 살아가지만, 식물은 뿌리를 땅속으로 내려야 살기 때문에, 한번 싹을 틔우고 뿌리내려 그곳에 살기시작하면, 죽을 때 까지 거기서 살아가야 한다. 다행히 좋은 땅에 선택되었다면 좋으련만 그 식물에게 좋은 조건의 땅이 아니라면, 일생 힘들게 살아야 할 것이다. 식물에게 소원이 있다면“조금만이라도 다른 곳으로 가 보는 게 소원이다.”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스스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식물은 그 소원을 자신의 자식..

미루나무 그 그늘아래 이야기

미루나무 그 그늘아래 이야기 소설가 석 도 익 유년시절 난생처음 버스를 타고 외갓집 가는 길, 비포장 울퉁불퉁한 신작로 길을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버스도 흔들리고, 어린 내 가슴도 마음이 설레고 나도 흔들리는데, 차창 밖으로는 미루나무가 자꾸 뒤쪽으로 달아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신작로 양쪽에 나란히 서있는 미루나무는 멀리서 보면 싸리 빗자루 세워놓은 듯 하고, 어찌 보면 미군들이 행군하는 듯했다. 결코 예쁘거나 멋있지도 않고, 그저 키만 멀쑥하게 뻗어 올라가는 미루나무는 미국에서 온 버드나무라고 해서 미류(美柳)나무라고도 했다. 미루나무는 대한제국 개화기(開化期)초기에 미국에서 수입하여 심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아름다운 버드나무란 뜻으로 ‘미류(美柳)나무’라고 부르던 것이 국어 맞춤법 ..

정월 대보름달에 소원

정월 대보름달에 바라는 소원 사람이 만물에 영장이라고 하지만 크게 잘난 것도 없다. 덩치 큰 짐승보다 힘이 세지도 못하고, 새같이 날지도 못할뿐더러, 다른 동물들에 비해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수리 매 같이 멀리 볼 수도 없으며, 작은 소리도 잘 듣지도 못하고, 후각 또한 개만도 못하다. 이러한 신체적 조건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꾀를 내어 물질문명을 발달시켜 왔을 것이다. 이같이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의지하기 위해서 자연의 위대함을 숭배하고, 하늘을 믿으며, 태양을 섬기고 달에 소원을 말하고, 산과 바다에서 일용할 양식을 얻음에 감사하며, 이곳에 있을 신이 노하지 않게 처신하고, 빌면서 살아온 후예다. 태양은 매일 어김없이 둥글게 떠오르지만 달은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며 밤..

잃어가는 가장(家長)의 자리

잃어가는 가장(家長)의 자리 남자는 열 사람의 식구를 능히 부양 하여야 한다. 하여 男(口+力)子라고 한다. 남자는 부모를 모시고 아내를 맞이하여 자식을 낳아 한 가정을 책임지고, 식구를 부양함으로서, 당연히 가정에서는 가장으로서 모든 일을 결정하고 수행함은 물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에 일원으로 참여하고, 나가서 지도자의 역할도 능히 해야 함으로서, 남자에게 주어진 힘과 용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왔다고 할 것이다. 옛날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오로지 힘이 있어야 하였으니 힘이 강한 남자가 가정에서는 당연하게 가장이었고, 가장으로 지혜와 위엄과 힘으로 경제활동이며, 가정에 대외의 모든 일을 대표하여 총괄함으로서 가장의 권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적당히 게으르고 힘들게 일하기 싫어하는..

산등성이

♡ 산등성이 ♡ 팔순의 부모님이 또 부부싸움을 한다. 발단이야 어찌됐던 한밤중, 아버지는 장롱에서 가끔 대소사가 있을 때 차려 입던 양복을 꺼내 입는다. 내 저 답답한 할망구랑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죄없는 방문만 쾅 걷어차고 나간다. 나는 아버지에 매달려 나가시더라도 날이 밝은 내일 아침에 나가시라 달랜다. 대문을 밀치고 걸어 나가는 칠흑의 어둠속, 버스가 이미 끊긴 시골마을의 한밤, 아버지는 이참에 아예 단단히 갈라서겠노라고 큰 소리다. 나는 싸늘히 등 돌리고 앉아 있는 늙은 어머니를 다독여 좀 잡으시라고 하니, 그냥 둬라, 내 열일곱에 시집와서 팔십평생 네 아버지 집 나간다고 큰소리 치고는 저기 저 산 등성이 넘는 것을 못 봤다. 어둠 속 한참을 쫓아 내달린다. 저만치 보이는 구부정한 아버지의 뒷..

거짓말은 거지가 하는 말이다

거짓말은 거지가 하는 말이다. 소설가 석 도 익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데 때론 내게 손해되는 선의에 거짓말도 하게 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어서 변명하려니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거짓말로 인하여 인간관계가 신뢰를 잃게 되고 사회질서가 무너질 수 있으며 국가도 혼란에 빠질 수도 있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요즘에 우리사회에서는 이 거짓이 너무 많이 생성되고 유통되고 있어서 어떤 것이 참인지 분간하기 어려워 가짜가 진짜로 우화되고 있다. 거짓으로 남을 헐뜯어 자기의 잘못이나 흉을 감추려함이고, 거짓으로 남을 속여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기도 한다. 사전적으로는 거짓말이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말함”..

창피하다.

창피하다. 소설가 석 도 익 우리나라의 자존심은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이다. 충효를 중시했고 예의와 덕을 으뜸으로 여겼다. 자기를 먼저 내세우기 보다는 앞을 양보하고 뒤에서며, 높은데 있더라도 나를 낮추고 남을 높여줌으로서 서로에게 존경과 사랑이 절로 샘솟았다. 베풀고자 해도 받는 자는 기다렸다는 듯이 성큼 받아 챙기지 아니하고 한두 번 번은 사양했으며 베푸는 사람역시 사양을 해도 삼세번까지는 재청하였으니, 그야말로 사양지심(辭讓之心)이 주고받는 모든 생활 속에 깊이 자리매김하여 인간관계속에 서로가 여유를 가지고 체면을 유지하며 명예를 지켜왔다. 이는 서로의 소통과 이해관계에 청탁과 비리가 아닌가 생각할 여유와 임기응변이 아닌 진정한 관계를 갖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현자는 아무리 급해도 경박하..

된 사람. 든 사람. 난 사람

소설가 석 도 익 우리가 살고 있는 이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종은 일반적으로 150만종이라고 학계에 보고돼 있다. 그러나 대다수 생물종들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지금 우리가 지구상의 생물종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이 세계를 공유하는 전체 생물종 중 10~20%에 불과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고 한다. 1000~2000만종의 보물이 자연이라는 거대한 금고 속에서 뚜껑이 열리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인류의 존재는 지구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 놓은 대형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지구에 생물종으로서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생물종은 없을 것이다. 이토록 사람이 만물에 영장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은 머리는 하늘을 향하고 두 다리는 땅을 딛고 바로 설수 있음이다. 그로인해서 ..

못 박힌 나무

? 못 박힌 나무 ? 남편이 미울 때마다 아내는 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았습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를 할 때에는 아주 굵은 대못을 쾅쾅쾅 소리나게 때려박기도 했습니다. 남편이 술을 마시고 행패부리고 욕설을 하거나 화나는 행동을 할 때에도 크고 작은 못들을 하나씩 박았고, 그렇게 못은 하나씩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아내는 남편을 불러 못이 박힌 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합니다. "이봐요! 이 못은 당신이 잘못 할 때마다 내가 하나씩 박았던 못이에요! 이제는 더 이상 못박을 곳이 없네요. 이 일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나무에는 크고 작은 못이 수 없이 박혀 있었습니다. 남편은 못 박힌 나무를 보고는말문이 막힙니다. 그날 밤 남편은 아내 몰래 나무를 끌어안고, 엉엉 소리내어 울었습니다. 그 후..

된 사람

비인부전 부재승덕 (非人不傳 不才承德) 사람됨에 문제가 있는 자에게 벼슬이나 재능을 전수하지 말며, 재주나 지식이 덕을 앞서게 해서는 안 된다. 인간 됨됨이가 갖춰지지 않은 자에게는 가르침을 주지마라. 생각의 바탕은 인품이다. 생각은 행동이자 선택이다. 어떤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지는 그 사람의 선택을 보면 알 수 있다. 인성과 인품을 기른다고 당장 뭐가 잘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인성이 평가받는 순간은 생각보다 빨리 온다. 평판이 만들어지는 건 순식간이다. 행동, 말투, 표정에서 인성이 드러날 수 밖에 없고 그것이 평판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특히, 큰 위기가 닥쳤을 때, 혹은 큰 기회가 주어졌을 때야 말로 그 사람의 인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할 것인가? 자신의 이익을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