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73

메말라 가는 눈물

ㅡ 인생칼럼 ㅡ 메말라 가는 눈물 소설가 석 도 익 이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복이 아닐 수 없다. 이 귀중한 눈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눈알 위쪽에 있는 누선(淚線)에서 나와 눈알을 적시거나 흘러나오는 투명한 액체상태의물질. 늘 조금씩 나와서 먼지나 이물질을 없애거나 각막에 영양을 공급해주며, 눈물로 눈을 촉촉하게 하여 움직이는데 마찰이 없도록 보호하며, 어떤 자극을 받으면 더 많이 분비된다. 특히 사람의 경우 좋아도 울고 슬퍼도 울고 이별에 울고 감격에도 울 때에 눈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눈물이라고 하며, 이를 세는 단위는 눈물방울, 눈물줄기라고 한다. 고대 북유럽 원주민 켈트족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에 가시나무 새가 있다. 이 가시나무 새는 일생에 단 한번 우는 새로 그 울음소리는 이 세..

나이는 드는 것이다

인생칼럼 > 나이는 드는 것이다. 소설가 석 도 익 한해를 마무리 하는 태양은 지평선끝자락 바다에 노을을 그리며 잠수하는가 하면, 서산아래 계곡으로 넘어가고 땅거미가 내려와 어둠으로 막을 내리면, 무대 안쪽에선 다시 새날을 준비해 동해에 검은바다를 붉게 끓어오르며 해맑은 태양을 밀어 올리고, 또는 동산마루에 창문을 열 듯이 태양의 환한 얼굴이 떠오른다. 올해도 늘 그랬듯이 양력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음력으로 설을 쇤다. 이상할 것 같지만 양력과 음력을 편리하게 혼용하며 생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옛날부터 음력을 쓰다가 1896년 1월 1일부터 고종의 명령에 따라 양력을 쓰게 되었다. 음력과 양력의 날짜가 다른 이유는 날짜를 정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음력은 달의 공전 주기로 한 달을 정하고, 양..

고등어와 꽁치

고등어와 꽁치 소설가 석 도 익 물고기에도 등급이 있다고 한다. 치 자로 끝나는 고기와 ‘어’자나 ‘기’자로 끝나는 고기가 있는데 ‘어’자나 ‘기’자로 끝나는 고기 (북어,고등어, 농어, 조기)는 양반고기라고 하여 고급어종으로 분류가 된 고기들이라 제사상에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치’자로 끝나는 고기(멸치, 꽁치, 갈치 등)는 상놈고기라고 하여 하급 어종으로 분류를 하여서 조상님에 대한 예로서 최상의 음식을 대접한다는 예의에서 비롯된 사상으로 ‘치’자로 끝나는 생선은 제사상에 올리지 않는다. 같은 치자를 가진 정치 권은 요즘 대선 선거전이 치열하다. 서로 물고 띁고 할퀴고 욕하고 정말 저질스러운 정치판이다. 여기에 유투브 까지 자극적인 제목으로 어지럽게하여 인터넷도 코로나에 감염된듯 뜨겁다. 정치인 들..

우리집과 내집

인생칼럼 우리집과 내집 소설가 석 도 익 누구나 자기네 집을 가리켜 말 할 때는 ‘우리 집’이라고 한다. 이는 자기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기 때문일 것이다. 집은 비바람을 가리고 추위와 더위를 피함은 물론 사생활을 집이라는 곳에서 지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밖에서 일하고 피곤한 몸을 편히 쉬고 잠잘 수 있는 곳이 집인 것이다. 또한 지난날에는 가정에 대소사를 모두 집에서 치러 왔고. 지금까지도 전 세집이나 월세 방이라도 얻어서 함께 살아왔다. 우리 집이 없는 사람은 고향 없는 나그네였다. 그러기에 집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형편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크고 호화롭게 꾸미려는 욕심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재산증식이 다양화 되면서 소유하고 있는 집이 언제라도 팔 수 있는 상품으로..

허수는 어미가 없다

허수는 어미가 없다. 소설가 석 도 익 지난날 허수는 어미가 없었는지 허수아비 혼자서 논에 나와 있다. 언제나 허름한 하얀 저고리에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외롭게 서있다. 가끔은 허수도 헐렁한 어른 옷을 입고 나와 있을 때도 있었지만 허수어미는 가을이 다 지나가도록 본 사람이 없었다. 예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논에 나오지 않던 허수어미도 허수할머니도 허수할아버지도 허수네 이웃집 아저씨 아주머니까지 함께 나와 온 들녘을 메우고 있었다. 그것도 울긋불긋 원색의 옷을 입고 즐거운 모습들로 곡식이 무르익어가는 가을의 논밭에서 풍성한 축제를 열고 있었다. 하늘 우러러 비를 기다리고, 비가 너무 내리면 그만 오라 원망하면서도 하늘에 늘 감사하며, 살아가는 농심(農心)은 태양에 그을린 얼..

연탄 그 따스함과 슬픈 자화상

인생칼럼 연탄 그 따듯함과 슬픈 자화상 소설가 석 도 익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안도현의 시 연탄 한 장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가난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은 인생막장이라고 부르던 탄광촌까지 흘러가게 되고 식솔의 연명을 하고자 탄광의 지하 막장까지 들어가 두더지같이 검은 석탄을 파내야 했다. 수 백 미터 탄광지하막장은 언제 무너져서 생매장을 당할지도 모를 갱도를 따라 광부가 목숨을 걸고 들어가 파내는 무연탄, 이것은 수 억 년 전 지각변동에 의하여 고생대식물이 매장되어 화석광물이 되어 진 무연탄을 캐내는 것이다. 연탄은 무연탄을 주원료로 한 원통 모양의 땔감이다. 무연탄에 코크스 · 목탄 가루 등을 섞거나, 석회 등의 점결제..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는 약육강식의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도 종족번식을 위해서는 사명을 다한다. 특히 우월하고 우세한 2세를 만들기 위해서 기상천외한 수단과 방법으로 종족 번식을 이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만물에 영장임을 자처하는 사람은, 명석한 지능으로 최첨단문명을 이룬 인공지능시대를 열었지만, 무한경쟁에 살벌한 질주와 행복추구의 욕구는 종족번식에 대한 사명은 뒤로 주춤 밀리는 듯하다. 땀과 정성을 다해 농사를 짓는 사람이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공산품을 만드는 사람이나 작물을 잘 키우고, 제품을 잘 만들어 내기위해서 연구와 실험으로 보다 견고하고 편리하며 위험하지 않고 값어치를 다 할 수 있는 작물이나 제품을 만들어 내고자 심혈을 기우릴 것이다. 한낱 휴지 ..

( 인생칼럼 ) 디딤돌과 걸림돌

소설가 석 도 익 세상문명은 돌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사람이 먹고 살기위해 주변에 돌을 이용해서 칼은 만들어 자르고, 도끼를 만들어 부수고 박는데 쓰인 것이다. 또한 돌을 사용하다가 돌에 박힌 쇠를 이용하는 철기시대를 열면서 인류문명의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지표면 위로 들어나 있는 암반인 바위가 긴 세월이 흐르면서 조각으로 떨어져 나온 것을 돌이라 하고 크기와 모양에 따라서 돌덩이 돌멩이 조약돌 자갈 모래 그리고 흙이 된다고 하는데, 석기시대 우리 조상들은 돌을 이용하여 제일먼저 디딤돌을 놓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디딤돌은 당장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약자나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하여 옮겨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디딤돌은 냇물을 건너기 위해서 놓는 돌다리라든가 계단의 바닥돌이나, 마루 아래의 섬돌 ..

버팀목

소설가 석도익 버팀목 전 세계가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로 인해 총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어려운 지금 제일 많이 회자되고 있는 희망의 메시지가 버팀목이다. 버팀목이란 몸이 약해지거나 마음이 힘들 때 쓰러지지 않게 밭쳐주거나 기댈 수 있는 힘을 보태주는 것을 비유적으로 하는 말이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실은 가장 힘없고 능력도 없다. 그러므로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가기 어려울 것 같아서, 한자는 사람(인人)이라는 글자는 서로 기대며 살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가족을 만들고 마을을 이루어 사회생활을 하며, 국가를 조직하여 의지하고 협력하며 서로 버팀목이 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생활하면서도 작은 말뚝에서부터 큰 장대까지 수없는 버팀목을..

어디만치 왔니?

어디만치 왔니? 일 나가신 아버지나, 오시기로 한 친척이 도착할 때쯤이면 어머니 등에 업혀 동구 밖까지 손님맞이 가서 기다린다.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은 마음도 조급하고 긴장되며 지루하기만 하다. 기다리는 시간에 어머니는 아이에게 말을 시킴으로서 무서움과 지루함을 함께 달래며, 만날 사람이 다가옴을 점점 느끼게 함으로서 진득해지는 정이 더 고이게 되었을 문답놀이가 있었다. “어디만치 왔니?” “서낭당 밑에까지 오셨다.” 계속되는 어머니 물음에 거리는 차차 좁혀져서 “개울까지 오셨다.” “어디만치 왔니?” “거의 다 오셨다.” 정말이지 그게 귀신같이 맞아떨어져 아버지가 저만치 오시는 모습이 보인 적도 있었다. 어린 아이들은 세태에 때 묻지 않고 순수하기 때문에 신통하여 비가 올 거라든가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