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691

천사

🧣걸인과,창녀와,천사(乞人,娼女,天使..감동)🧣 30여 년을 길에서 구걸하며 살아온 걸인 총각은 어린 시절 집에서 내쫓긴 선천성 뇌성마비 환자이다. 그는 정확히 듣고 생각하기는 해도 그것을 남에게 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걸 이외에는 어떤 다른 일을 할 수가 없다. 번화가 길목에 앉아서 하루 구걸한 돈이 4-5만 원은 되지만 그의 허기진 배는 채울 길이 없다. 음식점 문안으로 들어서자 마자 바로 쫓겨나기 때문이다. 구걸이 아니라 당당한 손님으로 돈을 내겠다해도 모든 식당들은 그에게 음식을 팔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온 몸이 떨리고 뒤틀려 수저로 음식을 먹어도 입에 들어가는 것보다 흘리는 밥이 더 많아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들어 영업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이토록 문전박대를 당해 서럽고 배고..

사랑방 2022.12.18

구부릴줄 아는 인생

미국은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임에도 국민의 79%가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래서 의사들이 환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역시 "스트레스를 주의하고 마음 편하게 지내라"는 것이다.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오늘 날,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이 스트레스라는 괴물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사람들을 억누르고 있다. 그래서 현대인은 스스로 스트레스를 줄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이를 방치해두면 결국 신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캐나다 퀘백시에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계곡이 있다. 이 계곡에는 한 가지 특이한 게 있는데, 바로 서쪽 비탈에는 소나무나 측백나무, 당광나무 등 여러 종류의 나무가 자라는 데 비해 동쪽 비탈에는 온통 히말라야삼나무 ..

사랑방 2022.12.17

화장실에 기도

♤나만의 "해우소”가 있습니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이기 때문에 괴로워 본적이 누구나 한두번은 있었을 것이다. 이 육체적 괴로움이야 말로 정신적 고통까지 함께 동반되어 자신을 옥죄어 오는데는 그 어떤 누구도 해결할수 없다. 사람이 믿는 전지 전능한 하나님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예수님 또한 기도를 아무리 잘해도 들어주지 못하는 내 육체에 괴로움으로 오로지 짖누르는 괴로움을 쏟아낼수 있는 해우소( 화장실)밖에는 없다. 이것이 사람이다.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곳에서나 해결하면 될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노스님이 산길에 앉아 있는데, 한 젊은 스님이 지나다가 물었다. “오는 중[僧]입니까? 가는 중[僧]입니까?” 분명 노스님을 희롱하는 언사지만 노스님은 태연하게 한마디했다. “나는 쉬고 있는 중이라네...

사랑방 2022.12.14

거덜났다 의 어원

"거덜이 났다." 재물을 마구 써버리고 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저 사람 거덜났다.' 대체적으로 소비가 심하여 경제적으로 곤란한 지경에 이르른 경우 를 말하지요. 원래 거덜은 조선시대에 말을 관리하던 관청인 사복시의 하인을 가리킵니다. 거덜이란 귀인의 행차가 있을 때 그에 앞서가며 길을 틔우는 것입니다. 즉, 임금이나 높은 사람을 모시고 갈때 잡인의 통행을 통제하기 위하여 이렇게 외쳐대던 하인을 말합니다. '쉬~물럿거라~ 물럿거라! 대감 마마 행차 납시오.' 그 시대 ‘거덜’의 흔적이 오늘 날에도 종로 뒷골목 ‘피맛골’에 남아 있습니다. 지체높은 지배자의 곁에서 '쉬~물렀거라'하고 권마성을 외치는 거덜은, 단지 권마성을 외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길거리에서 온갖 악행을 다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래..

사랑방 2022.12.08

구들목 검정이불

🍒 구들목 박남규 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 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 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 방바닥만큼 넓었다 차가워지는 겨울이면 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 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 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 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 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 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 주루르 눈물을 흘렸다. 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 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 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 사랑을 키웠다. 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 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 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 콩나물은 자랐고, 검은 보자기 밑에서 고개 숙인 콩나물의 겸손과 배려를 배웠다 벌겋게 익은 자리는 아버지의 자리였다. 구들목 중심에는..

사랑방 2022.12.07

명 점괘

🍁역사(歷事)의 향기(香氣) 어사 박문수(1691 ~ 1756)가 어명을 받들어 호남으로 암행을 나갔다. 한강을 건너기 위해 노량진 포구에 갔는데 사람이 많고 복잡했다. 그 중 유독 점쟁이 하나가 눈에 띄어 복채가 얼마인지 묻자 닷 냥씩이나 했다. 사기꾼이 아닌가 싶어 관찰하고 있는데 어떤 부인이 관상을 보러왔는데, 닷 냥이라는 큰 돈을 내고서 점을 보았다. 관상쟁이가 눈을 감고 글자중 하나를 찍어보라 하여, 부인은 한일자(一)를 찍었다. 찍고 나서는 집 나간 지 10년 된 남편의 생사를 알고 싶다고 하니 한일자가 누워있는 상이라 사람이 죽었으니 찾지 말라고 했다. 부인은 닷 냥이 아깝기도 하고 믿기지 않기도 해 다시 한 번 점을 보자고 하여, 이번에는 약(藥)자를 찍었다. “약자는 풀 초(草)변에 가운..

사랑방 202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