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의 허세로
사마귀의 허세로...
모든 곤충이 나비같이 예쁘지는 않지만 곤충 중에도 유독 못생기고 날렵하지도 아니하며 힘도 없는 그러나 모든 곤충의 천적인 사마귀는 그 생김새부터 우주영화에 나오는 이티 같은 머리에 툭 튀어나온 살기어린 눈이며 날카로운 이빨에 톱날 같은 앞발 균형 잡히지 않은 배하며 보면 볼수록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분 나쁜 곤충이다.
풀 섶에서는 보호색이 잘되어 있음으로 다른 곤충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천천히 접근하여 앞발을 높게 올리고 허세를 부리면 침략 당한 곤충은 지레 겁을 먹고 오줌을 싼다하여 오줌 싸게라고 까지 하는 이 사마귀는 겁에 질린 곤충을 순식간에 앞발로 포획하여 그 자리에서 다리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그러나 이 허세군도 거미줄에 걸리면 그 허세가 통하지 못하고 거미의 밥이 되고 만다.
유년시절 그때는 왜 그리 몸에 사마귀가 많이 낳는지 들에서 사마귀를 잡아다 팔이며 발에 돋은 사마귀를 뜯어먹게 하는 놀이도 한 적이 있는 이 사마귀가 남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너무 위장하는 허세며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 잘나지도 않으면서 뽐내는 듯한 짓거리하며 그 느물느물함이 뀌어 맞추지 않더라도 들어맞는다.
허수아비 옷자락 날리던 바람에 실리어온 가을! 들녘에서는 다음해를 이어갈 종족번식을 위하여 이들도 사랑을 한다. 대부분의 곤충들은 수컷이 교미를 할 때 정낭까지 모두 암컷의 몸속에 빼내주고 것도 있어 이들은 교미 후 곧 죽게 된다.
사마귀는 교미가 끝나자마자 수컷이 잽싸게 도망가지 않고 사랑의 미련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가는 사랑한 암컷에게 잡아먹히고 마는 비애를 보면 섬뜩해진다. - 이하 생략-
석도익 작 수필 <남자라는 이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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