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꾀는 힘의 퇴화로...
실로 적당하게 게으른 남자는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므로 꾀를 내어 짐승의 힘을 빌려 일을 쉽게 하였고 나아가서 기계를 만들어 냄으로서 사람이 힘들여 해야 할 일들을 쉽게 해내게 되기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컴퓨터시대의 최첨단 문명사회에 이르게 되니 사람은 힘을 들이지 않고 간단한 기계조작만으로 모든 일들을 할 수 있어 사람의 힘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다.
힘을 필요로 하던 시절 논밭을 갈던 소가 대접받았으나 경운기 나 트랙터가 나옴으로서 비육으로 전락한 소와 같이 남자도 그 힘의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거니와 힘들이지 아니하고도 할 수 있는 기계조작 정도는 남녀를 구분할 필요가 없음으로 여권운동에서 부르짖던 남녀평등보다 더 진보된 남녀동등의 시대가 되었다.
여자가 바지를 입기 시작한 근대에 와서 그래도 남녀의 바지구별이 앞의 지퍼와 옆구리 지퍼로 구분되어 왔으나 이제는 그것도 구분할 수 없이 같아진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남자의 보호를 받고자하는 여자의 의도는 뾰족하고 앙증맞으며 위태롭게 보이는 하이힐이나 가는 허리를 한없이 졸라매어 애잔하게 까지 보이는 드레스는 남자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여 사랑을 받으려 하였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는 코끼리 발처럼 튼실한 군화 같은 신발에 남녀의 구별이 없는 캐주얼을 입은 여자들을 보라! 그들은 이미 남자들의 보호를 받을 필요 없다고 선언하고 홀로 서기를 당당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에게 주어진 힘을 쓸래야 쓸 곳이 없어 힘을 쓰지 아니하니 여자처럼 퇴화되어가고 있는 남자가 과연 그들을 보호해주겠다고 과감하게 나서겠는가?
새들처럼 남자가 여자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하여 화장을 하고 있는 이 마당에....
보라! 여자의 가슴은 할 일이 없어도 부풀어 오르고 남자의 힘은 할 일이 없어 퇴화되어가며 갈수록 고개 숙여지고 있다.
-이하생략-
석도익작 수필 <남자라는 이름 중에서>
'시화(수필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0) | 2007.07.06 |
---|---|
남자먼저 그리고 그의 갈비뼈로 (0) | 2007.07.06 |
사마귀의 허세로 (0) | 2007.07.05 |
우리속에 갇혀있는 호랑이라는 착각으로 (0) | 2007.07.05 |
영원한 방랑자 (0) | 2007.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