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소설가 칼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2021-08-09 오후 12:48:39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간간이 회자되고 있는 말이다.
정부기능관리에 심장부인 검찰과 감사원에 믿는 도끼 일수도 있는 수장들이 자신의 도끼자루를 가지고 휘두르던 주인의 발등을 찍고 좋은 집을 뛰쳐나와 광야에서 다시 성으로 입성해 깃발을 올리려 하고 있는 형국이라 아마도 여기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싶다.
석기시대 유물 중에는 돌칼이나 돌도끼가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출토되었다.
사람이 먹고 사는데 기본적인 생활도구가 베고 자르고 패고 박을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날카로운 작은 돌을 갈아서 칼로 썼고, 돌멩이를 다듬어 도끼로 사용하였을 것이다.
이같이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이며 자신을 지키는 무기도 되는 것이 도끼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도끼는 든든하게 만들었을 것이고, 자신을 보호하고 집을 짓고 생활하는 일에 도끼를 많이 사용하여 왔음으로 가장 믿음이 가는 호신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고 편리한 도구이고 잘 다룰 수 있는 믿는 도끼라고 할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자신이 다칠 수도 있는 위험한 도구다.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내려오는 말 중에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잘 될 거라고 믿고 있던 일이 틀어지거나 믿고 있던 사람이 배신하여 해를 입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경우 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금전적인 손해는 물론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신감과 밀려오는 우울감 등 정신적인 피해도 상당하다.
믿는 도끼란 원론적으로 본다면, 내 도끼이기 때문에 내가 더 잘 알고 그 도끼를 가지고 내가 사용하다가 내 잘못으로 내 발등을 찍었다는 것이니까 결국은 도끼 잘못이 아닌 것인데 내가 도끼를 믿었는데 나의 발등을 그 도끼가 찍었다고 덮어씌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고 억울해 하는 사람들을 보면 십중팔구는 언제나 자기의 잘못은 없고 남의 탓만 하며, 매사에 부정적인 면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믿는 도끼에 내 발등을 찍었다라는 말은 자기의 잘못을 애매한 도끼에게 전가하는 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가 도끼를 가지고 일을 하다가 잘못하여 내 발등을 찍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심한 부상을 당했더라도 입 꽉 다물고, 아프지 않은 척이라도 하며, 내실수를 인정해야 하는 것 이 맞을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도끼는 나를 보호해주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하는 그야말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내가 믿을 수 있게 일하는 사람을 믿는 도끼로 표현한 것 자체가 잘못된 말일수도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믿을만한 사람을 만들었다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서로의 관계를 믿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서, 믿는 도끼라고 해야 함에도, 믿지 못할 정도로 상황을 만들어 놓고도 믿는 도끼라고 할 수는 없다.
사람을 상대로 우리는 서로 믿는다고 하면서, 아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가 그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주는 행위에 대해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는 말을 하는데
이러한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의 근본 원인은 믿는 사람이나 단체(발등 찍은 사람이나 단체)를 잘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믿는 사람을 관리하지 못한 잘못이나 믿는 사람이라고 시켜서는 안 되는 일을 하도록 종용해서 일어나는 사고일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사람을 도끼로 표현하며, 자신의 잘못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 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말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홍천인터넷신문 (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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