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그놈에 정 때문에

돌 박사 2019. 1. 10. 20:14

  석도익 <인생칼럼>


                     그놈에 정 때문에

 

  우리는 정이 많은 민족이다. 서양 사람들이 껌 씹듯이 말하는 그 흔한 사랑은 남녀 간에도 주고받다가 부도가 가장 많이 나지만, 우리 민족은 가난한 살림에 살아가자니 어쩔 수 없이 지지고 볶으며 어이구, 이놈에 원수야하면서도 미운정도 고운 정으로 만들어 가면서 마음을 나누며 서로 보듬고 살아왔다.

                                    

                                                                             소설가  석도익


  또한 상가 집에서 상주들의 슬픈 곡소리에 조문객도 함께 눈물을 흘렸을 만큼 정도 많고 눈물 또한 많은 민족이다.

북한은 거대 소련과 중국을 등에 업고 공산적화를 목적으로 같은 민족인 남한을 6.25남침 해옴으로서 수백만 동포들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고, 불구가 되었는가 하면 이 혼란 중에 가족을 잃고 생이별의 아픔으로 살아가는 이산가족들은 또 얼마인가? 그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지 조금씩 얼굴만 보여주는 이산가족상봉이라는 한모금의 물로 갈증을 부추기며 지내 왔다.

  그럼에도 온정이 있는 가슴을 가지고 있기에 내 부모 자식을 죽게 한 철천지원수였어도 한 민족이라는 정 때문에 어쩌지 못한다. 정은 떼어도 미련이 남아 그리워하는 것이 정이다.

  남의 돈 떼어먹고 도망치거나 도둑이 들어 귀중품 다 훔쳐간 사람에게 죽일 놈 나뿐 놈하면서 욕을 하다가도 끝에 가서는 오죽했으면 나 같이 없는 사람에 돈을 떼어 먹겠냐?” “얼마나 살기 힘들었으면 지지리도 못사는 우리 집을 털어갔겠냐?” 하며 에라 이놈아 잘 먹고 잘 살아라하고 악담이 아닌 덕담으로 포기하고 마는 것이 우리민족에 정서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몸소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남과 북은 서로 마주보며 그리워하고 있으나 골육상쟁을 한 원수지간이다. 그러나 우리 민족끼리라는 그 말에는 정이 가득 고이며 누구나 평화와 통일을 소원하던 중 평화의 실바람에 이성을 잃을까 염려되는 부분이다.

  남과 북은 70여 년 전 원점에서 사상을 달리하고 다른 체제에서 반대방향으로 달려갔으니 140여년이라는 거리가 벌어져 있다.

  북한의 정치는 세습 왕조로서 3대를 걸쳐서, 6.25를 일으켰고 23세 모두 크고 작은 대남도발로 위협을 가하더니 종국에는 세계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핵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들의 도발과 위협에도 같은 민족이기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덕을 행하며 평화를 지향하고 모든 것을 감수하며, 경제발전에만 힘쓰며 여기까지 왔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우리민족끼리 정을 나누며 함께하자고 국기가 아닌 한반도기를 들고 그들을 맞이하려 한다. “그놈에 정 때문에그러나 우리민족끼리 라고는 하지만 민주체제와는 다르게 최고 영도자 한사람의 뜻과 힘으로 통치되는 곳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평화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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