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만 해도 해외에 나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었다.
여권받기도 정말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각종 서류와 신원조회 예금 및 재산증명 그리고 소양교육까지 받고나서 오래 기다려야 여권이 나왔다.
외국에 연수한번 다녀와도 이력서에 기재하여 과시하던 때였으니 기업이나 기관에서 보내주는 해외 연수야 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야 받을 수 있는 복권의 당첨이었다.
연수차 외국에 다녀오는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공부를 잘하기에 외국에 가서 공부를 하고 오나 했었는데 막상 필자도 그 운 좋은 행렬에 들게 되어 어려운 수속 끝에 여권을 받아 쥐고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간적이 있다.
가슴에는 연수라는 표를 달고 갔지만 실은 관광이 전부였다. 굳이 연수라고 한다면 외국에 나가서 이런저런 견문을 넓히는 것은 그만치 우물 안에 개구리 노릇을 면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 여행 경비가 결코 무의미하고 아무 소득이 없이 낭비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국가의 정책입안자 또는 교육자 연구원들이 선진국이나 사례대상국가에 나가서 많은 것들을 익히고 배우고 보고 가져와서 유용하게 이용하고 개선하여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을 것이다.
때로는 잘못 이해하고 또는 우리나라 실정과는 맞지 않는 것을 그대로 도입해서 오히려 뒤로 가는 견인차노릇을 했던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국고를 들여서 외유를 할 만한 몫을 했을 것이려니 믿고 싶다.
높게는 정부고위층이나 국민들을 대신해서 외유를 가는 국회의원에서부터 일 많이(?)하는 사회단체장이며 아래로는 지자체 관리자, 풀뿌리 의원님은 물론 마을 이장님까지 연수를 목적으로 줄줄이 해외로 간다.
대가성이건 선심성이건 외국연수는 관행으로 내려오는 필요불가분의 것이지만 연수라는 이름을 달고 해외에 나가는 부류들 때문에 진짜목적을 위하여 가야하는 사람들까지 좋지 않은 눈초리와 지탄을 받을 때가 많다.
가을이면 설악산에 관광객이 붐비고 신혼여행지는 제주도가 손꼽히던 곳이었는데 설악동은 폐허가가 늘어나고 신혼여행은 외국으로 더 많이 간단다.
동남아 관광지에는 한국 사람이 절반이고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한국관광객을 쉽게 만날 수 있어서 반갑다.
소득이 높아지고 문화 수준이 향상된 근자에는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수학여행은 외국으로 가는 시대다. 농어촌에 사는 분들도 마을사람끼리 친목회를 만들고 돈을 모아 쉽게 외국으로 관광을 간다.
이러한 시대에 굳이 외국에 가보고 싶다면, 기업체나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내주는 공금을 이용해서 가지 않더라도 자비를 가지고 충분하게 나갈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되니 개인적으로 견문을 넓히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자유로운 관광여행이 될 것이다.
특히 지방의 발전을 견학하기 위한 지도자 연수를 가까운 일본으로 많이 택하고 있는 지방자치에서는 좀 더 생각해볼 일이다.
국내에도 성공한 기업이나 앞서가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어촌이 많다. 우선 낯설고 물설고 토양 기후 유통 상황이 다른 나라의 것을 배워오기 보다는 우리나라의 우수한곳을 먼저 택하여 견문을 넓히는 것이 효과적이고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해외연수비로 빠져나가는 외화를 국내에 투자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고 내수경제에 커다란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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