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주민등록이 떠돌고 있다.

돌 박사 2010. 4. 3. 22:52

 

 

2010-04-03 오전 11:33:57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석도익 칼럼]주민등록이 떠돌고 있다.



 

아침 출근시간 때 국도로 진입하려고 하려면 꼬리를 물고 달려오는 차량의 행렬 때문에 한동안 기다려야 한다. 신호등도 없는 곳이라 빈틈을 주지 않고 줄을 이어오는 차량들 틈을 비집고 나가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차량들의 대부분이 도시에서 우리고장을 위해 일하러 오는 분들과 자식들 교육문제 때문에 어쩔 수없이 도심지로 이주하게 된 부모들이 먼 거리를 통근해야 하는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행렬이다.


기름 값이 처음으로 많이 오르던 때는 자동차 같이 타기를 하는 것 같더니 지금은 기름 값이 매일같이 오르락내리락 해서 불감증에 걸렸는지 체감온도로 굳어 버렸는지 기름 값 크게 걱정 없이 너도 나도 자가용타고 혼자서 오시는 분들이 대다수다.


도시로 집중된 학군과 문화적 향수권이 밀물과 썰물의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는 현실이라 하겠다.


낮에는 유동인구는 많아지고 밤이면 한적해지는 곳 이것이 우리나라 군소도시의 실상이다.


있는 집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외국연수를 보내는 마당에 시골에 있는 부모라고 자식들에게 도심지 학업경쟁력 있는 학교에 보내겠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러기 아빠건 까마귀 아빠건 무엇이든지 할 것인데 장거리 통근이 대수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과거같이 지방자치가 아닐 때 같으면 문제될 것 없다. 정부에서 다 알아서 해줄 일이기 때문에 인구가 적으면 적은대로 한적하게 살면 될 일이다. 허나 지방자치가 문제다. 자립도가 충분치 못한 농어촌에서는 중앙정부에서 조금씩 떼어주는 교부금으로 어려운 재정을 꾸려나가는 실정인데 주민등록지가 이고장이 아니라 교부금율도 높여주지 못하는 주민도 아닌 사람들이 일하고 돈만 챙겨가니 지방에 경제는 날이 갈수록 메말라 가고 모든 생활의 리듬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돈 번이들은 도시에 집사려고 주민등록 옮겨놓고 중년 분들은 자식들 공부 때문에 도시로 이사 가고 젊은이들은 문화적 욕구 때문에 도시로 빠지니 남는 건 생산성 없고 능력 없고 나이만 많은 주민들이다.


지금 전국은 인구전쟁이다. 인구를 늘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하여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근의 자치단체와 합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지방화 시대를 이해하고 앞서가려는 먼 안목에 서다.


또한 지방에 유학 온 대학생까지 주민등록을 옮겨주도록 설득하는 자치단체의 노력도 돋보인다. 각 지방마다 여러 가지 특혜를 내놓고 출산을 장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고용을 증대하여 주민을 증가시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는 거주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법을 지킨다면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든 누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이 주민등록을 가지고 떠도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은 이 고장에서는 가족생활에 만족을 얻지 못한다는 데 있다. 기대치가 모자라서 또는 생활이 불편해서 나가서 장래가 없어서일 것이다.


6월 2일은 지자체장을 선거한다. 많은 후보자들이 많은 공약을 내놓고 선전하고 있다.


우리가 선출한 단체장은 가장 어려운 일이겠지만 주민들이 주민등록을 가지고 떠돌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한다. “머물고 싶은 고장,” “살고 싶은 고장.” “떠나고 싶지 않은 고장”으로 만드는데 열정과 성심을 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