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애국가의 한 구절이다. 우리민족의 가슴에 이상을 심어주며 질곡의 역사와 함께해온 피고 또 피어온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다.
일찍이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다고 칭송받아온 무궁화는 나라꽃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라 민족의 가슴에 심겨지고 깊게 뿌리내려져 나라꽃으로 인식되어진 꽃이다.
일제강점기에는 민족혼을 말살시키기 위하여 멸종의 위기를 당했는가 하면 별 볼일 없는 화초로 전락시키고 모함하는 일제식민정책 때문에 아직도 무궁화는 벌레도 많고 지저분하고 키우기 어려운 나무로 인식되어 나라꽃으로서의 예우나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구한말 선각자이신 남궁억 선생님이 이곳 홍천에 은거하며 무궁화보급으로 민족혼을 일깨우는 운동을 전개하였다. 후세에 이를 기리고 추모하기 위하여 그의 호를 따서 “한서문화제” 를 30여년을 개최하면서 무궁화 얼을 살리는 운동이 뿌리내려져서 홍천이 “무궁화 고을”로 자리매김하게 이르렀다.
전국에서 무궁화 운동의 시발지가 된 홍천이 이제 무궁화 메카도시로 선정됨으로서 이를 기념하여 한서문화제를 중단하고 “무궁화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라서가 아니라 꽃 중에 꽃이 아닐 수 없다. 목련이나 후박나무 꽃 다음으로 크고 선비의 고고한 자태같이 귀티 나게 아름답고 순백과 선홍의 색채가 뚜렷이 조화를 이룬 꽃이 백일 이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또 피어나기를 거듭하여 꽃피우는 나무는 무궁화 말고는 없다.
아래지방에서 가로수로 많이 심고 있는 목백일홍이 백일정도 꽃이 피어있지만 그건 매일 새로 피어나는 꽃은 아니다.
우리나라꽃은 무궁화다. 그리고 홍천은 무궁화의 고장이다. 또한 무궁화 메카도시로 지정되었다. 기뻐하며 축제를 열만하다. 그러나 이에 앞서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홍천이 무궁화 고을답게 어디를 가나 무궁화나무가 있고 무궁화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무궁화의 민족혼과 얼이 어딘가에는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도로변에 심겨진 무궁화나무는 군데군데 이 빠진 듯이 없어져 보기 흉하게 방치되고 있다. 또한 무궁화나무보다 외국화초가 더 많이 심겨있고 다른 지방보다도 무궁화고장에 무궁화가 별로 없을뿐더러 가정집에조차 심겨있지 않음으로 무궁화의 얼을 찾아볼 수 없다면 이는 한서 남궁억 선생의 유지까지 져버리는 것이다.
여행길에 홍단심 백단심의 기품 있는 무궁화 꽃이 도로변에 줄지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곳을 지나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가슴깊이 스며드는 뿌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무궁화의 고장 홍천에는 어느 길이건 공원이건 어떤 집이고 작은 공터이던 간에 보이는 곳에는 무궁화나무가 자라고 있어 백일이상 긴 날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고 또 피어나 홍천에 어디를 가든지 무궁화꽃물결을 이루게 한다면, 굳이 우리가 무궁화축제의 마당을 열지 않더라도 그것이 축제의 장이되고 축제기간이 되어 전국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축제의 길이 될 것이다.
무궁화나무를 심자. 홍천사람이면 누구나 홍천 땅이면 어디에나 심자, 무궁화에 관한 것이라면 홍천이 대변하도록 만들자. 다른 지방 무궁화화분 빌려오지 말고 무궁화분재 공모전도 열어 전국에 무궁화 꽃이 홍천으로 모이게도 하자, 기념식에 주머니 꽃은 당연히 무궁화로 하고 축하화분 또한 무궁화로 하도록 계획하고 준비하였으면 한다.
무궁화는 벌레가 많고 키우기 힘들고 지저분한 것이라는 편견은 일본이 만들어낸 잘못된 것이다. 필자가 묘목을 재배하고 키우고 있지만 잘 자란다. 오히려 병충해도 적고 생명력이 강하여 키우기 수월하다. 다만 매일 꽃이 피어나니 떨어지는 꽃잎을 치우는 일이 번거롭다 하겠으나 무궁화는 꽃잎이 떨어질 때도 군자와 같아 꽃잎을 다시 오므려서 꽃봉오리로 낙화하니 꽃잎이 가락가락 떨어지는 다른 꽃 보다는 지저분하지 않다.
다만 강수량이 적당한 온대성이라 잎이나 뿌리가 수분을 많이 저장 못하여 화분에 키우기가 어려우니 수분유지가 잘되는 토양을 만드는 연구라든가 원종보급 품종개량에도 관심을 기우려야 할 것이며 무궁화와 관련된 먹거리나 캐릭터, 문화 예술 등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과 연구가 필요하다.
지방화 시대다. 이웃지방에서는 유채꽃을 심고 벚나무를 심는가 하면 나비나 산천어를 길러놓고 지방발전을 꾀하고 있다.
홍천은 이미 선각자 한서남궁억 선생이 터잡아놓은 무궁화 고장이다. 무궁화의 고을로 만들어 나가는 일에 역점을 두고 사업과 행정을 펴나가 특색 있는 지방으로 만들어 낙후된 지역발전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