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서 터 잡고 살아가는 생명체들 중에 움직이지 못하고 살아야하는 식물이야 그곳이 한평생 제터이지만 자신의 몸을 움직여서 살아가는 동물들은 그들의 필요에 따라 집을 짓는다.
그 집이란 것이 거의가 새끼들을 낳고 기르기 위해서 만들고 그때까지만 필요한 것이라 실제 자신들이 오래도록 머무르며 사는 집은 아니다.
사람만이 유일하게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니 생활하기에 필요한 물건을 구하고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해야함으로 오래 살아온 집안일수록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이 쌓이고 쌓이게 되는데 이것들이 오히려 짐이 되기도 한다.
무소유를 주창하였던 법정스님이 아무것도 가져오지 아니하고 왔다가 많은 마음을 세상에 남기고 떠날 때는 평소에 입던 장삼 옷을 수의로 홀연히 열반에 들어 입적하셨다.
법정스님은 아무것도 가지려 하지 않아 텅 빈 넓은 공간에 아무리 넣어두어도 부피가 없는 공덕 진리를 가득 넣어두고 세인들을 위하여 무한히 나누어 주고 가셨다.
정말 얻기가 힘들다. 우리네는 보다 많이 먹기 위하여 잽싸지고 보다 잘 입으려고 남과 비교하고 보다 잘살려고 싸우고 허리가 휘도록 일해 모아노은 물건들이 온 집안에 가득하다. 그러나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생존경쟁에서 피 터지며 얻어내는 전리품이다.
버리기 또한 정말 어렵다.
껌을 사서 씹다보면 처음에는 달아서 씹고 다음은 씹히는 맛이 좋아 씹는데 계속 씹다보면 아무 맛도 없고 왜 더 씹어야 하는 이유도 없다. 입맛도 씁쓸하고 입당나귀도 아파오는데 뱉어버릴 순간을 찾지 못해 의무적으로 씹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미련 없이 탁! 뱉어 버리지 못하고 버려야한다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그때서야 버리게 된다.
사람이 이토록 우유부단하기도 하여 자신의 소유물을 버린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법정스님이 애지중지하며 키우던 난이 있었다고 한다. 그 란(蘭) 때문에 멀리 가야 할 일 도 고심해야 하고 여행 중에도 난에 대한 근심이 떠나지 않아 결국에는 잘기를 사람에게 주었다고 했다.
가지고 있는 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것과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그래서 가지고 싶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야 말로 그가 세인들에게 일러두고 가신 진리인 것이다.
집안을 정리하다 보면 오만가지 물건들이 너무 많다. 내가 필요해서 모아들인 물건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자신도 모를 정도다. 그러나 오늘도 우리는 물욕에 한계를 느끼지 아니하고 주워 들이고 사들이고 얻어 들인다. 일년에 한번 필요하거나 평생 한번 필요할지 모를 물건들을 구석구석에 쌓아놓고 집이 좁아 못살겠다고 더 큰집을 욕심내며 그것들을 더 모으기 위해 아등바등하며 산다.
너무나 얻기가 힘들었기에 이를 버리기로 마음먹기가 어려운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