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은 청소년들이 홍역처럼 치러야 하는 대입 수능시험은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자식을 둔 부모나 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그리고 교육 당국까지 힘든 시험을 함께 치러야 한다.
모든 잣대가 시험의 고득점을 위하여 일직선으로 맞추어야하는 교육의 현실 앞에서 우리의 교육은 사람으로서 갖추어야할 인성교육까지 뒤로 미루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들에게 공부는 왜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모두가 좋은 학교를 가기 위한 것이고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의 바람처럼 고득점을 받고 좋은 대학을 나왔어도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란 또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이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해가 되면 수많은 대학에서 길러낸 고급인력이 쏟아져 나오지만 막상 이들을 고용하여야 하는 직장의 수요는 한정되어 있으니 남은 인력은 청년실업이란 무리에 더 해지던가 대학까지 정말 허리가 휘어지도록 힘겹게 뒷바라지해온 부모는 대학원이란 곳이라도 보내서 더 공부하게 하면 좋은 직장을 얻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만신창이가 되도록 고생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토록 남들보다 편하고 좋은 직장에서 높은 급료를 받고 장래가 튼튼하게 보장된 직장을 얻기 위하여 공부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다. 사람을 사람 되게 교육하는 것 보다는 경제적으로 잘살게 하기위한 수단을 가르치는 곳이 되어간다.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에서 만 15세부터 29세인 청년층의 고용률이 가파른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청년실업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청년층. 고령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 인구는 982만1천명으로 전년(08년 기준)에 비해 4만2천명이 줄었지만 취업자도 415만4천명으로 6만8천명이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고용률도 42.3%로 전년의 42.8%에 비해 0.5%p 하락했고 실업률은 6.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청년층 인구 가운데에도 졸업/중퇴자 등 취업대상자들은 497만5천명으로 청년층의 50.7%를 차지했고 졸업/중퇴자의 고용률이 69.8%에 달하지만 실업률도 7.1% 수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국내 전체 고용률이 60.5%에 달하고 실업률이 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청년층의 고용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수준이라고 풀이했다.
실업률이 증가되면 사람들의 소비 심리가 굳어져서 통화량이 줄어들고 소비력이 약화되어 이에 따라 기업 측에서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다. 기업이 공급을 줄이면 실업률은 증가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렇게 되면 악순환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하여 인턴제 희망근로사업 등 을 통하여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임시직이거나 노인 부녀자 저소득층에 대한 내수경제 활성화용일뿐 고급인력을 소화할 고용증대는 어떠한 정부도 어떤 국가도 쉽게 해결하지 못하는 난제일 것이다.
우리나라 실업인구가 300만 명에 이른다고 하는데 실제 우리나라는 일거리가 없어서 생기는 실업인구만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도 일할사람이 부족한곳이 얼마든지 있고 일할 사람을 못 구해서 가동되지 못한 공장이 수두룩하다.
그나마 코리안 드림을 안고 찾아온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체류자까지 포한한다면 38만 명에 달하며 이들이 공장이고 농촌 어촌에 일손을 돕고 있어 만성인력부족이 조금은 해소되어 다행이다.
우리민족은 근면 성실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아무리 무더운 나라에 가서도 꿋꿋하게 버티어내고 아주추운 나라에 가서도 땀 흘리며 일하는 억척스러운 덕에 세계에서도 잘사는 나라가 되었고, 이제는 어려운 나라에 도움을 주는 나라의 반열에 섰다.
정말 개미같이 일한 것 같다. 한여름 무더운 땡볕에서 개미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일하는데 베짱이는 시원한 풀잎 그늘에서 노래만 부르고 있었다고... 기승을 부리던 여름도 소슬바람이 몰고 온 가을에 밀려나고 부지런하게 갈무리하던 가을마저 동장군의 차가운 입김에 땅속으로 잦아들은 겨울, 하얀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베짱이는 추위에 벌벌 떨며 힘없는 발길로 개미집을 찾는다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개미의 부지런함을 배우고 베짱이 와 같이 게으르고 놀기만 하면 안 된다고 비교하며 가르쳐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글을 다시 써야 할 때가 왔다. 열심히 일한 개미도 잘살겠지만 열심히 노래한 베짱이도 많은 인기를 누리며 더 잘살 수 있는 시대에 와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그 부분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천에는 제자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 선생님이 있고 선생님을 정말 존경하는 학생들이 있는 학교가 있다. 이곳에는 요즈음 한겨울에 접어드는데도 꽃이 만발하게 피고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있다.
필자도 강의가 있어 해마다 들려보는 이 학교는 농촌에 있는 실업 고등학고로서 인기도 없고 전망도 밝지 않아 학생은 가기 싫어하고 보모는 보내기 꺼려하던 학교였는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사랑이 많은 선생님에 각고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간다.
이제는 각지에 청소년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학교가 되고 자녀를 가진 부모는 보내고 싶은 학교가 되었다. 이렇게 되어지기까지 개미에게는 그늘이 되어주어 용기를 잃지 않게 하고 베짱이에게도 그 능력을 키워주고 칭찬해주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훌륭한 인재를 만들어 내보내기 때문이다.
요즈음 각 신문이나 TV에서는 전국이미용 대회에서 이학교의 학생들이 전 부분을 석권한 자랑스러운 청소년들을 인터뷰하느라 분주하다. 이들 학생들은 자기가 배우고 익힌 일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이 분야에서는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뻐근해짐을 느낀다.
개미와 베짱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고 있는 홍천정보과학고등학교 현원철 교장선생님과 함께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자랑스럽고 정말 잘난 학생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