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시인
[ 한용운의 시와 민족 사랑 ] ◇ ' 님 '의 시인, /한 용 운 우리 근대 시사의 강물 위에 가장 세찬 민족혼의 물결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시인은 만해 한용운이 아닐까. 김소월은 고향 근처 시골에 칩거했지만, 만해는 “중앙의 문단에서 올연히 서 있는 초대형의 시기(詩器)”(김병익, 『한국문단사』, 1973)였다니 말이다. 두루 아는 바처럼 만해는 선각의 승려였고, 불굴의 독립운동가였으며, 그리고 뛰어난 시인이었다. 이러한 만해의 세 가지 사회적 자아는 어떤 것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삼위일체로서 이상적 인간 존재를 구성한다. ‘님’의 시인 만해라는 큰 빛을 따라 조어(釣魚)에 나서는 아침은, 마음이 간절하면서도 설레고 설레면서도 경건하다. 우리가 만해 시를 이야기할 때, 늘 먼저 나오는 질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