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석도익 칼럼
소설가 석도익
아름다운 미풍양속(美風良俗)
우리나라 민속명절은 모두 음력이다. 설날 정월대보름 단오 추석 등의 명절이 음력이고 그 외 24절기도 음력이다. 음력절기에 따라 농사짓고 고기잡이를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양력과 음력을 병행하여 사용한다.
일제강점기 양력을 사용 하도록 하고, 설을 못 쇠게 하였으나 항일정신만 더 강해졌으며, 군부정권에서도 음력설과 양력설로 구분되었던 설을 절약정책일환으로 1962년 1윌 1일 양력설로 일원화하고, 음력설에는 떡방아 문을 닫게 하는 등 강력하게 규제하였기에 민족의 설은 그야말로 음지의 설이 되어오다가, 민속명절을 행정으로 규제할 수 없어 1998년부터 설을 부활시켰다.
설은 조상을 숭배하고 부모에 효도하고 어른을 존경하며 아이들을 사랑하여야 한다는 뜻이 담겨있기도 하여 마음을 설레게 하는 날이다.
묵은해를 보낸다는 까치설인 섣달그믐에 먼 곳에 나가살던 일가친척들이 모두 고향집에 모여와서 남자들은 떡을 치고. 향을 깎고 밤을 까고, 여인들은 떡 빚고 다과 만들고 만두를 빚는데 만두소에는 꿩고기를 다져 넣는데 꿩이 없으면 닭고기를 넣기도 하여 이를 두고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이 유래되기도 했으며, 섣달그믐밤에 잠을 자면 눈 섶이 하얗게 센다하며, 오랜만에 모두모인 가족들이 그간에 떨어져 외롭게 지내던 마음을 풀어내는 이야기로 정을 덥히던 시절이 이제는 서서히 빛바랜 추억이 되어간다. 핵가족이 되고 진척이 멀어지고 교류가 단절되어, 식구가 단촐 해지고 명절이면 여행으로 때워지든가 특별하지 않은 노는 날로 빨갛게 표시되어있음이 좋을 뿐이란다.
한집안 형제가족들만 다모여도 풍성할 터이지만 그도 바람뿐이고 정치권이 갈라져 싸우며 갈라치기하는 통에 국민들도 사분오열 나누어지니 가족들도 사는 이야기 끝에 정치이야기로 싸우기가 일수이니 우리나라 4류 정치인들이 국가도 망치고 가정도 망쳐놓는 것 아닌가 싶다.
설날 날이 새기 시작하면 아이들까지 세수하고 제례의복을, 아이들은 기다리던 설빔을 입고 성찬으로 차려놓은 제상 앞에 남자들은 제관이 되어 조상께 새해 절을 드린다.
차례가 끝나고 음복 후 대식구가 함께 아침식사를 하고나면, 집안에 어른순서대로 세배를 드린다. 형제자매간에도 위아래가려 세배를 하는데 이때 어른들은 돈을 준비하였다가 덕담과 함께 내리는 세뱃돈은 새해에 꿈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이어서 선산에 성묘를 다녀와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사시는 집을 찾아다니며 세배를 드리면 덕담과 함께 다과나 음식을 내놓기 때문에 굶주리던 배가 설날은 하루 종일 가득해 있다.
정초에는 지계에 쌀을 뜨는 조리를 가득지고 “복조리 사려”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1년 동안 사용할 수량만큼 사서 방 한쪽 구석이나 대청 한 귀퉁이에 걸어놓고 하나씩 사용하면 복이 많이 들어온다는 전설도 있어 자진하여 사고, 주인이 출타한 집에도 적당한 개수로 그냥 던져놓고 갔다가 다음에 와서 받아가기도 하는데, 복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산죽이나 버드나무로 만든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때만이라도 돈을 벌게 해야 한다는 불문율이라 복조리만은 가격을 묻지도 않고 형편에 따라 주고 싶은 대로 흡족하게 내주는 것이 또한 예의였다.
대보름 또한 큰 명절이다. 열나흘 날부터 달떡을 썰어 떡국 끓이고 오곡밥을 짓고 나물을 삶아 찬을 만들어 이웃과 서로 나누니 온 마을이 풍성하며, 대보름날은 식구수대로 싸리나무나 옷감인 삼베의 껍질을 깐 나무로 홰를 만들어 놓았다가 달이 떠오르면 횃불을 밝히고 달맞이를 하며 소원을 빌었고 아이들은 횃불전쟁놀이나 쥐불놀이를 하며 온 동네를 누빈다.
이어지는 열엿새 날은 귀신달래는 날이다. 집안에 가족과 재산을 보호해주는 터주귀신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외부의 악귀는 들어오지 못하게 목화씨에 고추씨를 태워 매운 연기가 나게 하고 체를 문 앞에 걸어놓았고, 신발은 방에 들여 놓던가 엎어놓아 귀신이 가져가지 못하게 하여 액운을 방제했으며, 마을에 서낭제등을 지낸다. 또한 악동들이나 여인들도 남장이나 여장을 하든가 귀신모양도 하여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하도록 변장하고 삼삼오오 떼 지어 마을 큰집들을 방문하면 음식이나 다과를 준비하였다 준다. 해괴한 복장과 행동에 온 마을이 웃음꽃이 피는데, 동서양의 풍습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할로윈축제도 매년 10월 말, 주로 미국에서 기괴한 복장과 분장으로 즐기는 축제로 성인 대축일 전날 죽은 사람의 영혼이 돌아온다고 여기는 켈트 문화에서 유래했다. 이날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쫒기 위해 기괴한 분장을 하고 즐기며, 어린이들은 유령이나 마녀로 분장하고 '잭오랜턴'이라는 이름의 호박등을 켜놓은 집에 찾아가 사탕을 받는 풍습이 있는데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이태원에서 할로윈축제를 즐기려고 모이다 많은 사람들이 압사당하는 불행한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우리 민족이 지향해온 충효예의신(忠孝禮義信)으로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예의를 지키고, 의로움을 베풀며, 서로 믿음으로 살아온 역사 속에 아름다운 미풍양속의 문화가 생성되어 이어온 나라였는데 민주화의 정치인들이 당이나 자신들이 더 돋보이기 위해 존경을 깔아 내리고, 세상 못된 언어로 정쟁을 일삼는 사회를 만들어가니 충효예의신의 문화인 아름다운 미풍양속마저 모두 오염되고 퇴색되어져 가고 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신문보도 원문
http://hcinews.co.kr/front/news/view.do?articleId=ARTICLE_00025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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