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우리집과 내집

돌 박사 2021. 12. 27. 20:32



인생칼럼
우리집과 내집
소설가 석 도 익

누구나 자기네 집을 가리켜 말 할 때는 ‘우리 집’이라고 한다. 이는 자기 혼자만 사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사는 집이기 때문일 것이다. 집은 비바람을 가리고 추위와 더위를 피함은 물론 사생활을 집이라는 곳에서 지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밖에서 일하고 피곤한 몸을 편히 쉬고 잠잘 수 있는 곳이 집인 것이다. 또한 지난날에는 가정에 대소사를 모두 집에서 치러 왔고. 지금까지도 전 세집이나 월세 방이라도 얻어서 함께 살아왔다.

우리 집이 없는 사람은 고향 없는 나그네였다. 그러기에 집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형편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크고 호화롭게 꾸미려는 욕심을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재산증식이 다양화 되면서 소유하고 있는 집이 언제라도 팔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되어지니, 우리 집이 아닌 팔 집에 너도나도 투기하면서 부터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택의 개념을 넘어 하나의 투자 상품의 대상이 되어 한사람이 많은 집을 사들여서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서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니, 소시민의 꿈인 우리 집 갖기는 높이 올라가는 아파트같이 가격도 하늘높이 올라가고 있어서, 국가정책을 원망하며 목 아프게 올려다보면 한숨만 나온단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모두 자기네 집을 짓고 살지 않는다. 다만 그들 자신의 몸뚱이가 집이다. 이중에는 가장 단단한 집을 가지고 있는 조개나 다슬기도 있는가 하면, 거북이도 있고 몸이 커질 때마다 집을 새로 만드는 갑각류나 파충류도 있으며, 일부 곤충도 있다. 또한 연약하더라도 껍질이 이들의 집인 셈이라 이들은 집을 짓지 않고도 자연을 이용하여 잘살아간다.

이들 중에는 새끼를 낳고 키우기 위하여 그때만 외부의 환경과 침입자를 막고 온도를 맞추어 주기위하여 집을 짓고 새끼를 다 키우고 나서는 미련 없이 집을 버린다.

사람역시 집을 짓고 살지 않아도 될 수 있는 몸은 완전방수이고 머리카락도 비와 열을 막아주며 보온의 털도 있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고는 하지만 육체적 조건이 부실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 집을 짓고 살아왔을 것이다. 그 집이 바로 우리 집이다. 그리고 내 집은 나의 몸뚱이가 내 집이다.

내 집은 흙과 바닷물성분으로 만들어졌지만 가장 완벽한 구조와 효능으로 만들어진 몸뚱이인 내 집을 가지고 태어났다. 자라면서 집이 커져갔고 이 집을 잘 가꾸고 망가지는 부분을 고치고 늘려가면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지만 사고라든가 잘 관리를 못하면 허물어지고, 아무리 좋은 튼튼한 집이라도 그 내용연수인 수명이라는 것이 있기에 언젠가는 내 집도 노후 되어 쓰러질 것이고 그러면 나도 돌아가야 할 것이다.

요즘은 내가 돌아가기 전에 내 집이 아직은 쓸 만하니 누군가가 재활용할 수 있도록 부탁하기도 한다.

내가 떠나면 쓸 만한 집이라 대들보도 서까래도 누군가에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쓰고 방을 덥히던 보일러, 밝히던 전등 등 얼마든지 재활용하는데 실제 그가 돌아가면 다른 집을 수리하는데 재활용해서 많은 집들을 살리기도 하지만 대개는 오래 사용해 수명을 다한 집은 태워지든가 흙으로 돌아간다.

내 집은 나의 몸뚱이라 할 수 있지만 가족과 함께 살아야 하는 집은 우리 집이다. 만약에 아무도 같이 살지 않고 혼자서 큰집을 소유하며 살고 있다면 그것을 우리 집이라고 할 수 없고 내 집이라고 할 수밖에 없으니 내 집이 두 개나 있으니 다주택자에 해당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내 집을 가지고 또다시 내 집을 가지려고 하지 말고 우리 집 하나만 장만하자. 내 집이 또 필요하다면 빈방을 구하라 빈방은 남아돌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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