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 인생칼럼 ) 디딤돌과 걸림돌

돌 박사 2021. 8. 3. 20:44



소설가 석 도 익

세상문명은 돌에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이다. 사람이 먹고 살기위해 주변에 돌을 이용해서 칼은 만들어 자르고, 도끼를 만들어 부수고 박는데 쓰인 것이다. 또한 돌을 사용하다가 돌에 박힌 쇠를 이용하는 철기시대를 열면서 인류문명의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지표면 위로 들어나 있는 암반인 바위가 긴 세월이 흐르면서 조각으로 떨어져 나온 것을 돌이라 하고 크기와 모양에 따라서 돌덩이 돌멩이 조약돌 자갈 모래 그리고 흙이 된다고 하는데, 석기시대 우리 조상들은 돌을 이용하여 제일먼저 디딤돌을 놓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디딤돌은 당장에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약자나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하여 옮겨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디딤돌은 냇물을 건너기 위해서 놓는 돌다리라든가 계단의 바닥돌이나, 마루 아래의 섬돌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수한 것으로는 말을 탈 때 딛고 서서 올라타기 편하게 한 노둣돌도 이에 속한다.
마루에 올라서기 편하게 한 디딤돌은 보통 보석(步石) 또는 섬돌이라 부르는데, 적당한 자연석을 약간만 다듬어서 쓰기도 하지만 대개는 화강석을 잘 다듬어서 장대석으로 만들어 썼다. 마루가 아니더라도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문지방이 높은 경우에는 문지방의 안팎으로 디딤돌을 놓았다.
디딤돌이란 그 자체가 이같이 사람의 일상에 쓰임새로 보아도 인류역사의 시작이며, 머릿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모든 것은 배려에서 시작되었다.
바위가 부서져 돌, 자갈, 모래나 더 작은 가루가 모여 흙이 되는 경우에 흙이 되는 최초의 바위를 가리켜 어머니가 되는 바위라는 뜻으로 모암(母岩)이라하며, 또한 흙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진 것을 모재(母材)라고 하고, 이 모재가 여러 작용에 의하여 층위가 나누어져 비로소 흙이라고 한다. 아마도 억겁의 세월이 쌓여진 것이 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이다.
집을 짓는 주춧돌이나 생활에 약자의 배려인 디딤돌로, 그리고 모래와 자갈에 석회석으로 만든 시멘트를 섞어서 다시 돌을 만들기도 하는데, 시멘트는 건축전반에 쓰이니 돌의 문화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하게 쓰이는 돌은, 디딤돌이라도 잘못 놓이면 걸림돌이 되고 돌부리가 되어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돌이 땅위로 뾰족하게 불거져 있기에 이 걸림돌을 빼버리자 했으나 바위 같은 큰 것이라 어쩌지 못한다면, 걸림 부분을 흙으로 덮어준다면 걸려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모진풍파에 굴리고 깎이어 동글동글한 굴러온 돌과 한곳에 깊숙이 박히어 세상물정모르고 있던 모난 돌과 만나 부딪쳐 서로 둥그러지는 세월이 필요하기도 할 것이다.
앞서 사신 선조들이 놓은 디딤돌은 역사일 것이고, 이 역사를 디딤돌로 디디고 앞으로 나가며 후세들이 안전하게 딛고 따라 올 수 있게 디딤돌을 손보고 다시 놓아 주고, 스스로도 후세에 디딤돌이 되어 디디고 건너뛰어 갈 수 있게 하여야하는 것은 배려이고 사명일 것이다.
지금 세계의 인류는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와 피를 말리는 긴 전쟁 중이다. 규제된 생활 속에 민생경제는 깊은 늪에 빠져있다. 버팀목을 의지하여 버텨내는 것 또한 필요하겠지만 우선은 디딤돌을 놓아서 늪에서 디딤돌을 딛고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삶을 위해 국력을 집중해서 디딤돌을 놓고 걸림돌은 치우는 일은 국가와 지방정부에서 시급히 해야 할 정책이며 직면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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