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칼럼 >
숫자와 삶의 수학기호
(소설가 석도익)
부부의 사랑으로 아이가 태어나 출생신고를 하는 순간부터 가족이 되고, 사회와 국민에 한사람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살아간다.
누구나 자신이 태어난 날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님이 알려준 날이 내가 태어난 날임을 믿는 것이며, 그 생년월일이 내게 처음으로 붙여지는 숫자일 것이다.
우리의 모든 생활이 숫자에서 생겨나고 숫자로 이어진다. 시간도 숫자요. 날짜도 숫자고 전화도 숫자이다.
주민번호가 나를 보증하고 나이가 나의 성장을 말해주고 학교학생번호 가 생기고 온 세계인을 힘들게 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의 표시도 번호가 붙여 불려진다.
범법자인 죄수는 교도소에서 이름보다는 수인번호로 불리며, 군인은 군번이 부여된다. 사람에게 붙은 숫자치고는 가장 큰 8단위 숫자로 된 군번인데도, 대한민국에서 군대갔다온 사람치고 자기 군번을 한시라도 잊어버리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군번을 받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다시피 한 추억에 숫자다.
이렇게 사람들의 생활은 숫자와 밀접하고 또한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제의 모든 것이 숫자로 이루어진다.
영(0)을 기점으로 1 에서부터 시작하는 무한대의 숫자, 이 숫자를 응용하는 기초수학기호인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이용하여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는 기호가 있다. 인생에도 인용하면 걸맞을 이 수학기호는 경제를 일으켜 부를 이루어 냈고 우리네 삶에도 수없이 많은 갈림길을 만들어 놓기도 했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더하기(+)부터 시작했을 것이다. 태어나서 성장하는 나이를 더하고, 매일 열심히 일해서 한푼 두푼 모아 살림을 불리고 가정을 꾸리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살아간다. 이토록 더하기는 사람을 근면 성실하게 살게 하고 자수성가하는 원동력인 기호가 되었다.
인생이 계획된 대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가끔은 더하지는 못할망정 빼야하는 경우도 있고, 손해 보고, 밑지는 일도 허다하게 생겨난다. 때론 병도 나고, 사고도 생기며, 사기도 당하고 도둑도 맞고 빚도 지게 되니 어쩔 수없이 빼기를 해야 한다.
사람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빼앗겨야 하는 손해 보는 빼기(-)라는 부호일 것이다. 그러나 넘쳐날 때는 빼내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흘러넘쳐나도 더하기를 계속하게 되는데 더하기는 너무 느리다 싶어 한꺼번에 벼락숫자를 바란다. 그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호가 곱하기(X)다.
이 곱하기 숫자를 이용해 벼락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노동의 가치가 없어지고 사행심리만 팽창해지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곱하기는 욕심 많은 부호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 세상에 나누기(÷)가 없었다면 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있음으로서 이 세상이 존재하고, 이 아름다운 세상이 존재하고 있음으로서 나는 이 모든 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누기야 말로 모든 숫자를 평등하게 나눌 수 있는 평화와 평준의 기호다. 많은 것을 나누어 작은 수에 더해 줄 때 우리생활에 숫자의 만족과 행복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나누는 사람은 헤프게 퍼주는 것이 아니라 따듯함을 더 느끼고 그것을 더 가지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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