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돌 박사 2019. 12. 14. 19:24
2019-12-11 오후 2:37:21 입력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이사장 칼럼]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대륙에 달린 미끼 같이 바다에 끝을 담그고 있는 형국이라서 그런지 세계열강들이 서로 탐하여 입질하는 지정학적 환경을 가지고 있어서, 잦은 침략으로 수난의 역사를 겪어왔다.

 

                                      소설가  석 도 익

한민족(韓民族)이 국가를 이룬 단군조선부터 반만년역사 내내 주변국에 침략을 당한 횟수는 약7,500번 정도 된다는데, 대륙(중국),(일본)의 징검다리 역할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침략을 당했다고 본다.

 

제일 많이 침략한 나라는 단연 중국이며 다음이 일본이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왜구들이 노략질을 수도 없이 하였으며, 결국은 침탈하여 국권을 빼앗고 36년간을 식민으로 지배하며 민족성마저 말살시키려 했기에 지금까지도 그 잔재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일본의 강점이 원인이 되어 한 나라가 남과 북으로 갈라져야 하는 비극을 맞아야 했고, 북쪽에다 왕국을 건설한 김일성에게 침략을 당하여 민족끼리 피를 흘리며 싸워야 했던 6.25전쟁이 불과 70여 년 전이이다. 당시에 얼마나 많은 동포가 죽어가야 했으며 헤어지는 이산의 아픔을 지금까지 겪고 있다.

 

한민족 한 핏줄이라고 통일을 하자면서도, 호시탐탐 기회를 보며, 침략을 일삼는 패륜의 북한을 방어하면서도 이만치 경제성장을 하고 사는 것은 우리국민들이 근검절약하며 모질게 살아온 덕택일 것이다.

 

우리는 이토록 침략을 일삼는 적과, 내부의 이적들에게 당해오면서 어찌 철천지원수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리는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잿더미로 만든 자들을 이를 갈며 원수를 갚지 못함을 한탄하며 가슴에 한이 남아있음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일본이라면 끝까지 이겨야 한다는 증오심이 우리에게 있기에 금번에도 일본의 무역규제에 하나같이 반발해 여행도 자제하고 일본상품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전쟁의 상처가 아직도 아픔으로 남아있으며, 언제 또 도발해올지도 모르며 핵무기를 만들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일부이지만 찬양까지 서슴없이 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날 싸웠다고 다시 보지 않고 살 수 없기에 이웃이 서로 화해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 서로의 이익을 챙겨가며 사는 것이 세계화시대 외교 정책이며 국가경쟁력이다.

 

일본은 원자탄으로 하루아침에 두 곳의 도시를 재로 만든 미국이 원수겠지만, 관계를 정상화 하고 손잡고 이익을 추구하며 우방으로 지내고 있고, 베트남 또한 월남전에 파병하여 적이었던 우리나라와 관계를 맺고 우방으로 교역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잊어버리고 웃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세계에서 패전이나 패배의 날을 경축일로 삼고 있는 민족은 아마도 이스라엘 유태 민족 말고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모든 국가는 하나같이 그들의 빛나는 승리의 날만을 기념하고 경축한다.

 

그러나 유태인들은 2천 년 전 민족의 패배의 날을 지금도 기억하고 경축하여 다음 세대에 전해주고 있다. 가까이는 나치스 독일에게 학살당한 600만 동포의 상()을 입은 기념일도 있다. 이것이야 말로 유태인들이 나라를 잃고서도 살아남은 원동력이다.

 

지난날 유태인들은 세계를 떠돌며 살던 고장과 재산을 잃고 때로는 모든 것을 빼앗겼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다. 패배 속에서도 지울 수 없는 고난의 역사를 잊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데서 오늘날 이스라엘을 만들었고 누구도 얕보지 못하는 이스라엘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용서는 하지 못하면서도 그 원인을 쉽게 잊어버리는 건망증이 심하다.

 

일본에 대한 굴욕의 역사를 계속 되풀이하면서도 손해만 보는 정책이 그렇고, 미국에 의해서 나라를 찾고, 북한의 침략을 막아냈고 전후 기아에서 많은 도움으로 다시 일어섰음에도, 그것은 잊어버리고, 반미를 외쳐대는 것이 그렇고, 주적으로 휴전중인 북한에 평화를 구걸하는 대북정책이며, 우리역사상 가장 많이 침략했던 중국에 대해서도 경계심마저 없는 것이 그렇다.

 

세계가 이웃하여 서로 더하고 나누어야 함에도, 용서는 못하면서 잊어버리는 건망증을 하루속히 치유해야할 병이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홍천인터넷신문(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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