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新)자는 우리나라 사람은 누구나 좋아 한다. 날개가 있어 날아다니는 새(鳥)와, 처음으로 생겨난 것과. 만들어진 것, 처음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 앞에 더 붙일 수 있는 한글단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덕목으로 하다가 빠르게 변하는 세계정세에 뒤쳐져 열강에 짓밟히기까지 했던 과거가 있기에 이를 부정하며, 새 변화를 불러일으킨 새마을운동은 성장에 동력을 가져와서 전 세계에 유례없는 조국근대화를 이루기도 했고, 또한 외국문물이 물밀듯이 들어오고부터 새것을 좋아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새마을운동으로 눈부신 성장을 했지만, 잃은 것 또한 없지 않다,
옛것을 경시하고 과거를 부정하니, 헌 것은 버리고 새것만을 취하게 되여, 장인은 귀해지고 존경은 낮아지게 되었으며, 오로지 새것을 좋아하는 새(신(新)) 중독에 빠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역사는 어제를 딛고 와서 오늘을 맞이하며 내일을 향하여 가고 있기를 멈추지 않는다. 여기서 새것이란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로 지은 집, 새로 만든 옷, 내 집에 시집온 새 며늘아기, 새로 산 차, 이렇게 많고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들 앞에 붙어있던 새자는 슬그머니 없어지게 되어있다.
우리는 왜 새(新)자에 그리도 열광하는 것일까? 얼마나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새 정치를 한다고 정치판이 요동친다. 우리나라 정당이름에도 새 자를 붙인 이름이 수없이 등장했음에도 사람이 새로워 졌거나 정치가 새로워지진 않았다.
새 자를 붙인 이름 또한 수명이 길지 못하다. 새 며느리도 두 서 너 달이면 그냥 며느리가 되고 새 차도 한 두 달이면 새 차라 할 수 없다. 새자가 가장 오래가는 이름은 새엄마 새 아빠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좋을지 몰라도 어린 아들 딸은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신도시 신시장 신타운 등 늘 새것을 만들어 국민을 호사시킨다는 정부정책이 근자에 이르러서 생소한 용어가 등장했다.
2005년 노무현정부의 살고싶은도시만들기를 시작으로 이명박 정부의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이 지역균형발전차원에서 접근하였다면, 2014년 박근혜정부의 도시재생지원사업이 시작 되었고, 문재인정부는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이어지며 지방도시의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도시의 재생에 초점이 맞추어져 시행하고 있다.
정부마다 관점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지역균형발전과 도시재생이라는 정책의 일관성을 보이는 것은 지방도시의 붕괴위기를 그만큼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도시재생은 그동안 도시발전이라 하면 새로 건물을 올리고 길을 넓히거나 신도시를 개발하는 등 새로운 계획을 세워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 치중했지만,
이제는 도시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고 자라난 유무형의 역사. 문화유산을 활용해, 쇠퇴해가던 도시에 다시금 숨결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패러다임이다.
이를 통해 자생적인 생명력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어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거주민 삶의 질을 높임으로써 도시재생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새것만을 선호해서 헌 것을 부수고 버리고 새로 건설하든가 새로 사는 것으로 하던 것이 정부의 사업이었다. 흔해진 물자는 가전제품이나 생필품, 또는 공장의 기계 등을 수리해 다시 쓰는 것이 아니라 버리고 새것으로 사든가 새 부품으로 교체하니, 수리업자 조차 밥벌이가 안 되어서 이직을 한다.
이와 같은 생활문화는 옛것을 경시하는 풍조로 이어져 역사성마저 결여되어가는 사태를 야기하고, 경로효친사상까지 퇴색하게 만드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새로운 정부지원 도시재생사업에 지자체에서는 발 빠르게 사업공모에 뛰어들어 전국이 치열한 경쟁에 불꽃이 튀고 있다. 이미 그 결과에 성과를 보고 있는 지방도시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다만 이를 호기로 이용한 목포에 투기의혹사건 같은 일이나, 중간사이비들이 노리고 수단을 부리지 못하도록 하고, 내 고장을 아끼고 지역에 문화와 역사를 이어가려는 주민들에 의해 주민들의 손으로 시들어가는 도시에 재생사업이 이루어져 활기를 찾아간다면 지방도시는 참신한 바탕경제를 이어갈 것이라 기대된다.
홍천군에서도 늦은 감은 있지만 우선 홍천시내권역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사업공모에 참여하고 사업을 위하여 주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구는 갈수록 감소하는데 대형마켓이나 각 비영리단체에서 운영하는 대형점포에 밀려 신음하고 있는 시장을 살리고 홍천지역의 역사문화에 정체성을 찾아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려면
우리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역사성 사회성. 문화성. 경제성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통합적 재생전략을 수립하고, 역사적 건축물의 보존과 활용, 역사. 문화 그리고 새로운 지역문화 창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도시의 귀중한 자원을 도시재생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모색하고 도시재생사업 완료 후에 힘찬 가동과 지속운용까지 사전에 검토하고 기획하여 보다 높은 가치가 있는 홍천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천도시재생사업이 공모에 선정될 것을 믿으며, 지역을 사랑하는 주민들이 많이 참여하여 빛나는 성과를 이루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