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내기 바둑 같은 정치판

돌 박사 2016. 12. 19. 22:12

                                내기 바둑 같은 정치판

 

                                                                                                                  소설가 석 도 익

  오고와서 끝이 없고 가고 가서 끝이 없는 세월은 또 한 바퀴 돌아 4349년도 저물어 가고 있는데 온 나라 안팎이 연중무휴로 시끄럽기만 하다.

  작금에 정치판은 잘 못 두고 있는 내기 바둑판같다. 마을에서 두 사람이 내기바둑을 두고 있는데 동네사람들이 모여들어서 백과 흑으로 나누어진 패 갈림이 되어 훈수를 두니 정작 바둑을 두는 사람은 이들의 하수인이 되어 그들이 소리치는 대로 바둑돌을 놓는다.

  바둑은 상대방과도 예의를 지키며, 얄팍한 꼼수를 부리지 않고 조용하게 정석으로 두어야 하는데, 이 바둑판은 제대로 배우지도 못한 하수들이 오로지 이기려고만 하는 내기로 예법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어느새 한패가 된 훈수꾼들은 제각각의 목소리가 혼돈으로 몰아가서 백과 흑은 제대로 된 집 한 칸도 마련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길을 잃었다. 아마도 어마어마한 판돈이 걸렸는지 꼼수는 물론이고 억지물림과 훈수패들이 마구잡이로 돌을 얹어놓기 때문에 바둑판은 개판이 되어간다.

  언제 누구라도 소리 지르며 진행하고 있던 바둑판을 엎을 런지도 모른다. 당사자들도 훈수패들도 모두가 그럴 기세다.

 

  어쩌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되어가는가? 오직 흑백논리로 부딪쳐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정치, 잘한 건 자기가 한 거고 못한 건, 남이 한 거다. 겉으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 내세우며 모두가 자신들을 위해서 속을 채우려 한다.

  민주국가이면서도 민주주의가 아닌 나라다. 소수의 큰 목소리에 다수가 끌려가는 민주주의. 보통국민이 있고 그 위에 특별국민이 있는 나라다.

  민주주의라고 못할 짓도 하면서, 민주주의가 실종된 나라라고 폭력 데모하는나라 아직도 민주화운동이 가장 애국운동인 나라, 민주가 지나쳐서 거꾸로 주민시대가 된 것 같다.

  법치국가이면서도 법을 안 지키는 위대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떼 법이 우선하고 목소리크면 봐주는 나라, 법보다 주먹이 먼저 날아가는 사회, 보통사람들이 지키는 법과 특별한 사람들을 위하여 만드는 특별법이 많은 나라다.

  민생을 위한 법안보다는 자신들을 위한 법 강자를 위한 법을 특별법으로 뚝딱 잘 만들어 내면서도, 당리당략에 보탬 없고 외부로비조차 없다면 발의된 법안도 상정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

 

  선거철이면 제일먼저 동네 어르신들이 모인 경로당에 줄줄이 찾아가서 큰절하는 정치인들, 자기네 돈도 아니면서 인심 쓰더니 목적을 이루고 나면 늙으신네들 귀찮아하는가 하면, 중요한 여론조사에서조차 소외되는 것 같다.

  정치나 교육이 합작하여 흑과 백으로 갈라놓고 젊은이와 늙은이를 차별해 놓으니 가정에서도 자연히 의견은 나누어 졌다.

  촛불과 태극기가 맞불집회를 해야 한다. 참 한심하고 서글픈 일이다. 한 나라 안에서 교육자가 갈려져 있으니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갈라지고 가정이 갈라지고 사회가 갈라진다. 지진이 나서 땅이 갈라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현실에 와있다.

 허나 어쩌랴 다 민주방식에 의하여 우리 국민이 뽑은 지도자들인데 내 잘못이 크다는 것을 반성해야 할 일이다.

  이제 싸움판 내기바둑은 그만두어야 한다. 예의를 가추고 정석으로 두어 건전한 집을 짓도록 노력하여야한다. 훌륭한 인격을 가진 일군을 뽑아 내보내고 뒤에서 잘하기를 지켜볼 일이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며 법치국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