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어르신 과 늙은이

돌 박사 2014. 8. 17. 09:38

2014-08-17 오전 1:11:39 입력 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칼럼] 어르신과 늙은이



시골사람이 서울 가서 움직이려면 지하철을 타는 게 가장 좋다고들 한다. 빨리 가려고 택시를 타도 미터기만 잘 올라가지 차가 막히는 바람에 조바심을 많이 하게된다. 지하철을 타려면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는 계단이 많아 번거로움은 있지만 그래도 웬만한 곳은 막히기 않고 다 갈 수 있고 있어서 좋다.

 

 

그리 좋으니 지하철은 언제타도 만원이다. 다행인건 노약자나 임산부 장애인을 위하여 마련된 우대석이 있어서 잠시라도 앉아서 편히 갈수 있으니 정말 한국은 동방예의지국이다.

 

나는 지하철을 탈 때도 요금을 지불하고 타지만 경로석만은 자리가있다면 꼭 앉아서 간다. 지금의 어르신들이 열심히 일해서 일으켜 세운나라다. 이제는 국가에서 베푸는 것을 당연히 받아도 되지만 무임승차만은 하고 싶지 않다. 공짜로 탄다는 것이 왠지 사람값어치를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고 노인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 것이 경로우대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리나라가 노령화시대로 접어들어 경제상황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난리가 난 듯 화제가 되고 있는데 전철을 타보면 실감하게 된다.

 

언제나 승객으로 가득한 전철 양끝자리에 배려한 경로석은 이미 임자 가 앉아 있고 젊은 승객들은 스마트폰과 열애중이라 다른 것에는 관심 도 없는 군중 틈에 끼어서 자리를 듯 보느라 두리번거리는 사람은 거의 노인들이다. 줄잡아 4분의 1정도는 된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렵게 젊어 보이는 노인들도 많으니 더될 수도 있다.

 

어떤 때는 한 역에서 20여명 이상 되는 노인들이 우르르 몰려서 들어오고 몰려나간다. 이른바 백세건강을 위하여 등산이나. 친목여행 또는 친목모임으로 뭉쳐 다니는 노인승객들이다. 물론 이들은 돈을 내지 않고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지하철을 이용하여 여가를 선용하는 중일 것이다.

 

지난날 정부에서는 노인들 위한다고 개인이 운영하는 시내버스에 노인에게 무임승차를 하도록 한 적이 있었는데 이때 노인들이 얼마나 괄시를 받았는지 모를 것이다.

 

다행하게도 지금은 공영으로 운영하는 지하철이라 노인손님들에게 대놓고 미워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토록 몰려다니는 노인들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은 무엇이라고 할까?

 

어르신이 게시는 가정에는 질서와 예의가 있고 어른들이 많은 사회는 범죄나 불의의 사고가 적으며 노인들이 많은 나라는 평화와 여유가 많을 것이다. 그것은 어르신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혜와 덕망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무상으로 해주는 것이 가장 잘해주는 것으로 되어 지고 있다. 노인들에게 지하철도 무임승차 시켜드리는 것을 효도하는 것으로 알고 자녀들에게 급식도 공짜로 먹여 주는 것이 학생들 사랑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국가나 지방자치에서 앞 다투어 공짜 줄을 만들고 있다.

 

정치적으로 생색은 자기네가 내고 돈은 국민이 내야한다. 어찌되었건 소득이 없어 생활에 불편을 겪는 노인들에게는 노령연금도 준다. 노인들은 전철타면 공짜로 다녀올 수 있으니까 며느리가 어디 다녀오라고 심부름시키기 십상이고, 노인네가 돈이 뭐 필요하겠는가하고 자식들이 용돈도 안 챙겨 줄까 노파심이 앞선다.

 

전철을 타거들랑 내 몫을 당연히 내고 타자! 그러나 경로석은 당연하고 일반석에도 젊은이들은 일어나라하고 떳떳하게 자리차지하고 점잖게 앉아가야 한다. 이게 바로 경로사상을 바로잡는 길이다.

 

열심히 일한그대 이제는 어르신으로 대접받으며 누리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경솔하게 공짜라고 큰 것 고르고 지나친 욕심 버리지 못한다면 누구에게건 “늙은이”로 불릴 것이며. 언제 어디서건 젊은이들에게 존경 받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해야 “어르신”이라고 존경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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