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문맹률 1.7% 이들도 장애자다

돌 박사 2014. 10. 9. 07:26

2014-10-08 오후 8:11:35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석도익 칼럼] 문맹률 1.7% 이들도 장애자다



 

 

세 번째 약속한 날이니 오시겠지 하며 기다렸으나 그냥 돌아서야만 했고, 삼세번이 아니라 네 번째 날에서야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었다.

 

유모차가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던 시대에 태어나신 분들이 유모차에 의지하여 밀고오시는 분과 옆에서 함께 오시는 어르신 두 분이 오라는 장소를 찾지 못했는지 오늘도 왔다가 되돌아가시는 중에 담당 젊은 직원의 예쁜 눈길에 띄어서 모시고 온다.

 

이 마을에 많은 어르신이 한글을 배우고 싶다는 정보를 접하고 홍천청소년 수련관에서 찾아가는 배움터를 어렵게 마련하였는데 막상 이 어르신들이 첫발 띄어 놓기가 그리 쉽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부터 이 어르신들의 평생소원을 이루기 위하여 첫발걸음마를 내 딛는다.

“은행에 가서 나라에서 주는 용돈을 찾아 쓰려고 해도 이름을 쓰라는 통에 글 모르는 자신이 창피하고 서러웠다” 는 이분들에게 제일먼저 자신들도 잊고 살았던 소중한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쓰게 했다. 자기 이름을 불어가며 한자 한자 연필로 꾹꾹 눌러쓴다.

 

내일부터는 은행가서 자신 있게 자신의 이름을 써내고 나라에서 아들딸보다 더 잘 주는 용돈을 꺼내서 손주 주전부리라도 사주어야 갰단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하여 반포한 1446년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한글은 전 국민을 영재로 키워냈고, 선진 국민을 만들었으며 문화를 융성시키고 경제를 부강하게 이루었고 선진국 대열에서도 앞장서 가게 이끌어 놓았다.

 

세계 어느 국가의 문자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위대한 한글은 성인기준 문맹률 1.7%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20~40대에는 문맹이 전혀 없는 게 우리나라다.

 

현재의 문맹자는 혼란과 가난했던 지난날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온 어르신들이고 그것도 할머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어린아이들이 초등학교도 가기 전에 한글을 깨우칠 수 있는 것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계에 나가서 앞서가는 활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어느 나라를 가든지 한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우수한 한글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이 원동력이 된 것이다.

 

가난하기 때문에 얻어오던 나라에서 이제는 돕는 나라로 성장했고 기아에서 비만으로 살쪘으며 복지를 찾아 삶의 질을 높이며 행복을 추구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잘못된 정치판이 무상복지로 환심을 사기위한 국민복지가 일하지 않고 바라기만하는 엎드려있는 복지가 되어가고 있지 않나 하는 염려마저 든다.

 

복지는 여기까지 왔는데도 일만하다 배울 기회를 놓치고 평생을 글자를 못 보는 맹인으로 살아오신 분들도 우리들이 돌보아야할 장애인이이며 가장먼저 보살펴야할 복지가 아닌가 싶다.

 

필자는 젊은 시절 재건국민운동 종합지도자로 문맹자 야학과 청소년 재건학교를 세우고 가르치는 활동을 했었다. 당시는 시대가 그것을 요구하던 때기도 하였지만 아직까지도 눈뜬장님으로 힘들고 외롭게 살아가시는 분들이 많다는데 놀랐다. 마침 이 어두운 음지를 찾아내서 햇빛을 비치게 하려는 홍천청소년수련관 신덕진 관장의 혜안에 감사하며 미약하나마 앞장섰다.

 

어렵사리 용기를 내서 오시는 어르신들의 가슴에 뭉친 한이고 평생소원인 글 못 보는 눈을 뜨게 해드려야 하겠다. 날이 갈수록 어르신들의 수도 늘어나고 오시는 발걸음도 즐겁고 가벼워 보인다.

 

10월 9일은 올해로 568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이다. 이번 한글날은 달력에 빨간 날이 다시 된 공휴일이다. 그러나 한글날에 한글을 배워야 하지 않겠느냐며 어르신들에게 그날은 특별한 날이니 더 열심히 공부하러 나오시라고 했다.

 

※ 편집자 주 : 칼럼의 내용은 홍천인터넷신문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홍천인터넷신문(hci20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