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용 띠~용
응급차의 숨 가쁜 굉음소리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가려 하지만 앞에 늘어서 달리는 차들이 자기들도 빨리 가려고 비켜주지 않고 뒤에는 얌체족이 꽁무니를 물고 덕 보려 한다.
언제 들어도 불길한 응급차의 경적, 저 차에는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촌각을 다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교통사고라면 간밤에 차량에 의해 죽은 야행동물의 시체로 새벽안개 헤치며 몰려드는 까막까치들처럼 견인차들이 서로 먼저 먹잇감을 채가려고 했을 것이고, 멀리서 들려오는 응급차 경음소리에 시장 상포 집 영감님은 혹시나 장사 좀 되려나? 하는 기대에 주름진 미소가 흐른다.
그러나 어느 병원에서 대접을 조금 받은지라 응급차는 내비게이션대로 움직인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운다. 아기는 울지만 모든 사람들은 아기의 탄생을 기뻐하며 웃는다.
그러나 할 일을 다 하고 늙어서 죽을 때는 웃으며 죽는다. 천수를 다한 분의 숨을 거두는 모습을 바라보면, 얼굴에 홍조가 띠어지고 주름살이 펴지며 입가에는 미소가 흐른다. 잠깐이지만 너무나 평화롭다. 죽음이란 결코 슬픈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자신이 할 일을 다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도 했다면 그는 죽음을 맞아서도 아름답게 웃으며 숨을 거둘 수 있다. 태어나게 해준 땅과 하늘로 영원히 돌아가면서...
태어날 때처럼 날자 맞추어 죽는 것이 아니다. 또한 늙어서 죽는 것만이 아니라 불의에 사고나 병마로 나이와 상관없이 세상을 떠나기도 한다.
사람이 살다가 남기고간 시신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한다. 그러나 모두를 슬프게 하는 건 아니다. 죽은 사람이 많은 사람 먹여 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는 의사가 애쓴 보람도 없이 환자가 죽어도 치료비는 받아야 하고 상포집 영감은 관을 팔고 염습도하여 술값도 챙겼다. 장례식당은 간단한 음식에 큰 돈 받아 좋고 재벌 권세가면 꽃집 또한 메뚜기 철이요 장례용품 또한 잡다한데 산자 것보다 비싸기 한없다.
상가는 조문객 옹기종기 둘러앉아 화투잡고 새잡는다. 상주들은 슬퍼도 산자는 돈을 따려고 판을 돌린다. 산자는 움직이어야 하니까, 화장장에서는 금이빨까지 덤으로 생기고 장지에선 상여꾼들 노자 달란다. 회 다지 구성져서 켜마다 새끼줄에 새(돈) 걸린다.
이 모든 것이 이 세상을 마지막 떠나는 망자에게 좋은 곳으로 가라고 명복을 빌어주는 살아있는 자들의 호의며 예의란다.
잔인한 4월 세월호 참사로 피어보지도 못한 꽃다운 나이에 수백 명의 생명을 물속에 잃어버린 사건으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온 국민이 슬픔에 젖어있다.
사람의 생사에는 돈과 권력이 결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이번 참사에서도 어김없이 나타고 있다. 이러한 부패와 부정 그리고 무능 또한 일벌백계하여 생명을 빼앗긴 영혼들에게 사죄하고 위안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교훈으로 모든 원칙과 법을 바로세우고 지켜서 한 치의 오차도 없게 하는 것만이 이번참사의 보상이고 바른 사회와 선진 국가를 이룩하는 길이다.
또한 원망과 슬픔을 억누르고 산자는 살아야 한다. 시신 옆에서도 허기는 채워야 한다. 하루속히 불신과 우울에서 벗어나 다시 바른 웃음을 찾아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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