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쉬지 않고 매일 뒤척이며 또 한 번 태양계를 한 바퀴 돌아와서 4344년의 한해가 가고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달력을 넘겼을 뿐인데 많은 일들이 일어낫고 밀려나 서 기억 속에 있다가 그마져 잊혀 간다.
해빙도 다 되기 전에 일본 동북부를 뒤흔든 대지진은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해일이 삼킨 해안지역의 모양을 바꾸어 놓았고 원자력 발전소가 파괴되어 공포를 몰고 왔다.
이웃나라의 불행이 안타까워 도움의 손길을 주었는데도 그들은 물에 빠진 생쥐 꼴에서도 독도가 자기나라 땅인데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전 세계에 선전하고 있다. 불쌍하면서도 밉다.
한때 일본의 강점 하에서 기를 못 쓰고 살았던 때문인가. 독도가 우리 땅이면서도 과거에는 국민들이 마음대로 접근조차 못 하게하고 눈치 보느라 전전긍긍한 정책 탓도 있기는 하다.
올해는 기분 좋은 일도 많았다. 끈질기게 세 번의도전으로 2018년 세계동계올림픽 유치지로 평창이 선정되었다. 이제는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할 일이며 이를 바탕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관광인프라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제주도의 환상적인 매력은 스위스의 뉴세븐 원더스 재단이 선정하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것이다.
이미 제주도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UNESCO 자연과학 분야 3관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위치에서 2011년에 또 하나의 영예를 안게 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한국관광의 호재인 만큼 제주도를 세계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우리나라가 모든 것을 개방하면 가장 취약한부분이 문화예술일거라고 우려하였는데 그 우려를 뒤엎고 한류바람이 점점 더 일고 있고 K-POP열풍은 전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며 우리문화예술을 세계 속에 대중화시켜가고 있다. 우리가 우려했던 일본이 오히려 우리를 경계하고 있는 현실이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
이러한 축제분위기속에서도 정치 쪽만은 아직 전근대적 족보놀이 부족싸움만을 하고 있다. 자기가 주는 것 마냥 무상급식을 들고 나오는 측과 단계적으로 하자는 겨루기에 서울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하기로 한 싸움에서는 “투표를 하지말자” “투표를 해 달라“ 는 이상한 선거운동까지 하는 추태를 벌리더니 결국 시장직을 걸었던 시장은 공짜 논리에 지고 말았다. 선거 한 번 하는데 비용이 얼마가 드는지 이 돈이 누구 돈인지 모르는가 보다.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질질 끌어오던 한미 FTA가 여당 단독으로 통과되자 이로 인해 타격을 입을 농민들의 장래를 위한 정책은 어느 누구도 앞장서는 이 없고 정당의 이익만을 위한 논쟁만 높을 뿐이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과 결정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에 피해를 입는 소수가 있다면 이것도 보호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다수의 의견과 결정에 따르지 않고 목소리큰 소수가 큰일을 막고 있는 현실이 다. 민주주의를 다시 배우던지 수정해야 할 판이다.
올해는 시도 때도 없이 많은 비가 내려서 농작물의 작황이 안 좋았으며 장마와 산사태로 불의의 사고와 재난이 속출하기도 하여 우울한 날도 많았다.
유럽의 재정위기로 전세계의금융가가 흔들거렸고 저축은행의 경영불실로 서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기도 했다.
철권통치를 하던 리비아의 카다피가 자신의 고향 하수관속에서 최후를 맞이했고 오사마 빈 라덴도 사살되어 오랜 도피생활을 끝냈다.
세계 속에 독재자들이 하나 둘 격분한 민중의 손에 사라지는 시대에 은근히 기대 반 우려 반 하였는데. 21세기에 보기귀한 왕조정권인 김씨 왕조 2세인 김정일이 사망함으로서 세계10대뉴스 말미를 장식했다.
강대국들을 상대로 핵을 가지고 벼랑 끝 외교를 해가며 핵을 보유하기위해 굶주렸던 인민들을 구걸해 먹여 살리던 절대 권력자도 병과 세월에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이와는 반대로 앞서간 스티브 잡스는 인류발전의 공헌자로 특별한 추모분위기가 이어졌다.
가고가서 끝이 없고 오고와서 끝이 없는 것이 세월이다. 그러나 오늘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 4344년을 보내며 한 해 동안에 일한 보람들을 많이 갈무리해두고 새해에는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깊은 사랑과 더 넓은 이웃과 함께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