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정월 대보름달에게 빌어보는 소원

돌 박사 2012. 2. 5. 22:12

2012-02-05 오후 12:32:29 입력 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칼럼] 정월 대보름달에 빌어보는 소원



▲ 석도익 한국문인협회 홍천군지부장

 

사람이 만물에 영장이라고 하지만 크게 잘난 것도 없다. 덩치 큰 짐승보다 힘이 세지도 못하고 새같이 날지도 못할뿐더러 다른 동물들에 비해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수리 매 같이 멀리 볼 수도 없으며 작은 소리도 잘 듣지도 못하며 후각 또한 개만도 못하다. 이러한 신체적 조건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꾀를 내어 물질문명을 발달시켜 왔을 것이다.


이토록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두려움을 의지하기위해 위대한 자연을 숭배하며 살아왔다. 


하늘을 믿고 태양을 섬기고 달에다 소원을 말하고 산과 바다에서 일용할 양식을 얻음을 감사하며 이곳의 신이 노하지 않게 처신하고 빌면서 살아온 후예다.


태양은 매일 어김없이 둥글게 떠오르지만 달은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며 밤을 밝힌다. 그 변하는 모양에 따라 달이가고 해가 바뀌는 현상에 둥근 만월의 보름달을 기대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일 년에 두 번 보름달을 성스럽게 맞이한다.  정월달 대보름에는 소원을 빌었고 팔월 보름날을 추석이라 하여 일 년 농사를 잘하게 해준 한가위 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새겼다.


설을 지내고 열 나흘째는 액운을 씻고 일 년 동안 몸을 건강하게 하기위하여 체력을 보강하는 오곡음식과 견과류로 부럼을 깨물어 먹었고 대보름날은 홰를 식구숫자대로 만들어 집 앞에 나가 보름달이 뜨는 동쪽을 향하여 나란히 꽂아놓고 온 가족이 둘러서서 달이 뜨기를 기다린다.


산마루에 달빛이 어리면 홰에 불을 붙이고 붕긋하게 떠오르는 만월을 향하여 귀를 붙들고 달을 향해 절을 하며 각자의 소원을 빌고 나면 어른들은 동네큰집에 모여 술과 다과로 정담을 나누고 아이들은 타는 횃불을 들고 동네 공터로 모여 쥐불놀이가 벌어진다.


정신없이 놀다보면 불똥이 튀어 옷을 태우기도 하지만 지금의 화약불꽃놀이보다 더 재미있는 놀이었다.


달은 그 옛날이나 변함없지만 소원을 들어주는 신비스러운 세계에 계수나무와 옥토끼가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주선을 타고 가보았더니 별거 아닌 땅, 달덩어리에 불과하다고 신비가 벗겨지고 나니 그 어느 누구도 귀 붙잡고 절하며 자신의 소중한 소원을 이루어 달라고 빌어보는 사람은 없다.


갈수록 점점 이해타산에 이기적 숫자만 거래되는 메말라가는 이즈음 미신일 지라도 그냥 그러면 좋겠다고 믿어가며 서로의 따듯함을 느끼고 싶다.


이번 정월 대보름에는 개인의 소원성취야 각자의 노력으로 성취하도록 하고 우리들의 힘으로 이룰 수 없는 국태민안(國泰民安)을 한번 빌어보자,

“나라는 태평하고 국민은 편안한 한해가 되게 해주십사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