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발육기에 영양을 제대로 섭취 못했다거나 건강이 좋지 않았다면 키가 잘 자라지 않아 왜소한 체격이 되게 마련이다.
지난 어려웠던 시절에 유년을 보낸 필자도 그중에 한사람인지라 키가 작다. 그렇다고 할 일을 못했다든가 열등감으로 주눅 들어 본 일은 없지만 이런 건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이 제일하기 싫고 당황할 때가 기념사진을 찍을 때다.
다행히 앞에 서게 되면 그래도 수평은 안 맞지만 모양은 나오는데 뒤에라도 서게 되면 눈동자 위만 나오게 되는 수가 허다하다.
사진을 찍으려면 키 큰 사람이 먼저 앞에 서있는 통에 키 작은 사람은 뒤꿈치를 들고 서있어야 하는 괴로움을 그들은 알 리 없을 것이다.
며칠 전 어느 회의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을때일이다. 언제든지 사진 찍히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원만하면 빠지길 잘했는데 이날은 어쩔 수 없이 가운데 줄에 서게 되었다.
사진을 찍는 분이 앞에서 셧더를 누르려하자 옆에 서계시던 분이 살짝 자신의 몸을 낮추어 나와 수평을 맞추어 주는 것이다. 나보다 키가 조금 더 큰 그분은 나와 뒷사람을 위한 배려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생전처음 있는 일이라 그 순간의 일이 지금도 자꾸 떠올려진다.
자신의 키가 옆 사람보다 또는 뒤에 목을 빼고 서있는 사람보다 크다고 생각된다면 조금만 자신의 몸을 살짝 낮추어주는 배려를 베푼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또한 사진에서 자신만이 우뚝 서 보이는 특출 난 모습보다는 가지런한 조화가 더 좋은 사진이 될 수도 있을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아주 작지만 아름다운 마음에서 울어 나오는 이웃을 위한 큰 배려라는 것을…….
바쁘게 가야하는데 차를 빼내려 해도 앞에 주차 해놓은 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음만 급해해 발을 동동 구를 때를 차를 운전한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주차장 톨로나 길 한가운데 턱 주차해 놓고 운전자는 간데없으니 미칠 노릇이다.
우선 차안을 들여다본다, 연락할 전화번호가 있는가? 아무리 둘러봐도 없다. 다음은 문을 열려고 해본다, 차문역시 굳게 잠겼다. 차를 밀어본다. 혹시 움직여서라도 틈을 만들어 보려 하지만 기어를 넣어놓고 그도 모자라 안전 브레이크 까지 올려놓았다. 어쩌란 말인가? 마음과 몸이 모두 바쁜데 언제 올지도 모를 운전자를 기다리자니 속이 탄다.
이런 운전자 십중팔구 젊은이든가 여성분이 많다. 그들은 자기볼일 다보고 느긋하게 나타나서 뭐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오히려 기분 나쁘다고 인상 쓰고 느긋하게 천천히 사라진다.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본인들이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운전면허 시험 과목 중에 양심과 교양을 성적에 반영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까지 해본다.
이 역시 남을 배려하는 일 그리 어지러운 것 아니다.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면 주차 후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놓으면 된다. 주차한 곳에서 멀리 볼일이 있다면 기어를 중립에 놓고 안전브레이크를 잠그지 말아 차를 누구든 움직여 통로를 트이게 할 수 있게 하여놓고 가면 이 또한 이웃에 대한 배려다.
아무리 힘이 좋고 재력이 많고 권력이 든든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잘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이웃이 없다면 살수 없는 게 사람이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사회가 사람 사는 세상이다.
자신을 위한다면 먼저 남을 배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