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석도익 칼럼]글은 사회를 오염시키기도 하고 정화시킬수도 있다.

돌 박사 2009. 7. 4. 23:45

 

 

최종편집
2009-07-04 오후 2:28:00
기사
검색
즐겨찾기에 추가하기
[로그인] [회원가입]
회사소개 | 후원하기 | 사업영역 | 시민제보 | 취재요청 | 명예기자신청 | 광고문의 | 콘텐츠
뉴스
홍천뉴스
읍면동뉴스
정치의원
사회단체
체육축제문화
우리학교최고
사건사고
국방뉴스
미담사례
강원뉴스
전국뉴스
오피니언
칼럼/사설
여론광장
홍천알림마당
자유게시판
인사이드
칭찬릴레이
맛집/멋집
관광여행
기자탐방
주요행사모임
2009-07-04 오전 10:00:49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석도익 칼럼]글은 사회를 오염시키기도 하고 정화시킬수도 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날이 갈수록 글을 쓰기가 매우 조심스러워져만 간다.

 

지금 세상은 온갖 매스컴과 인터넷이나 책들이 바른길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간혹 상업성향을 띠고 흥미나 쾌락위주의 것들이 문화라는 옷을 걸치고 봇물처럼 밀어닥쳐 사람들의 의식을 혼돈시킴으로서 인간사회를 오염시켜 가고 있다.

 

자연이 사람에 의하여 오염되어가고 있는 것은 치우고 정화하며 나간다면 치유될 수 있지만 잘못된 가치판단에 의하여 오염된 사람은 쉽게 정화되기 힘들며  오염된 사람은 사회 전역을 자기기준으로 빠르게 오염시켜가고 있다.

 

모든 일은 글이라는 각본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니 글의 막중한 사명을 알고 쓴다면 글을 쓴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과거시험에 장원급제 했지만 그 글로인해 일생을 방랑하다간 시선(詩仙)난고 김병연의 이야기다.

 

“내 할아버지를 욕한 놈이 어찌 하늘을 볼 수 있겠는가?” 삿갓을 눌러써 하늘을 가리고 죽장 짚고 방랑생활로 한생을 살다간 방랑시인 김삿갓, 그가 정처 없이 떠돌다 누어버린 전라남도 화순 땅에서 그의 후손이 모친과 함께 살며 과거공부를 하였던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에 모심으로서 방랑의 죽장 놓고 속죄의 삿갓 벗어 긴 여정을 접고 태백산 노루목 기슭 양지언덕에 잠들어 있다.

 

과거시험에서 자신의 할아버지를 단죄하고 욕하는 글을 써내서 장원급제를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막힌 일인가, 자신의 할아버지인줄 모르고 막힘없이 써내려간 당시의 한시는 이러 하였다.

 

 

              -백일장 시제-

 

論鄭嘉山忠節死 (논정가산충절사)嘆金益淳罪通于天(탄김익순죄통우천)

정가산의 충성스러운 죽음을 논하고, 김익순의 죄가 하늘에 이를 정도였음을 통탄해보라.

신하라고 불러 오던 너 김익순은 들어라 / 정공은 문관이면서도 충성을 다하지 않았더냐.   너는 적에게 항복한 한나라의 이릉(李陵) 같은 놈이요  / 정 시의 공명은 송나라의 악비(岳飛)처럼 길이 빛나리로다.

시인은 이런 일에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기에 / 칼을 어루만지며 물가에서 슬픈 노래를 부르노라 / 선천은 자고로 대장이 지켜 오는 큰 고을이기에 / 가산보다도 의를 앞서 가며 지켜야 할 곳이 아니었더냐.

두 사람은 다 같은 조정의 신하였는데 / 죽어서야 할 곳에서 어찌 두 마음을 먹었더란 말이냐 / 태평성대와 다름없던 신미년 그 해에 / 관서에서 풍운이 일었으니 그 무슨 변괴이더냐 

주나라를 존중하려고 충신 노중련이 나왔고, / 한 나라를 돕기 위해서는 제갈량이 나왔듯이 우리나라에도 만고의 충신 정가산이 나와 / 풍진을 맨손으로 막아 내려다 죽지 않았더냐.

전사한 충신의 명성은 갈수록 높아 갈 것이니 / 그 이름은 가을 하늘에 태양처럼 빛날 것이요, / 혼백은 남묘로 돌아가 악비와 같이 살게 될 것이고 / 뼈는 서산에 묻혀 백이숙제와 이웃하게 될 것이로다.

서북으로부터 개탄할 소식이 들려오기에 / 어느 가문에서 나온 벼슬아치냐고 물어 보았더니 문벌은 명성이 드높은 장동 김 씨요 / 항렬은 장안에서 소문난 순(淳)자 돌림이 아니더냐.

가문이 훌륭하여 성은도 두터웠을 것이니 / 백만 대적 앞에서도 의를 굽히지 않았어야 할 것을 / 청천강물에 고이 씻긴 병마는 어디다 두고 / 철옹산에 간직했던 궁시(弓矢)는 어떻게 했단 말이냐.

임금님 앞에 꿇어 엎드리던 바로 그 무릎으로 / 서북 흉적에게 무릎을 꿇고 항복했으니 너는 죽어 황촌에도 못 갈 놈이라 / 저승에는 선대왕이 계실 것이니 말이다.

너는 임금도 배반하고 조상도 배반한 놈 / 한 번 죽어서는 너무 가볍고 만 번 죽어야 마땅하다 / 춘추의 필법을 너는 아느냐 모르느냐 / 치욕적인 이 사실은 역사에 남겨 길이 전해야 하리라

이런 시로 그는 장원급제를 하고 들뜬 마음으로 돌아와 그의 홀어머니에게 자랑을 하였을 것이다.

 

어머니 함평 이씨는 아들의 이야기 도중에 갑자기 기절하였다.  정신을 차리시고 숨겨왔던 집안내력을 말씀하시는데 김익순이라는 사람은 너의 할아버지란다. 할아버지는 술 취해 주무시고 계시다가 갑자기 쳐들어온 반란군에게 포로로 잡히신 것이었다. 워낙 순식간의 일이라 반항하실 틈도 없었다는 것이다. 

반역자는 3대를 멸하라는 그때의 법에 따라 마땅히 김병연도 죽음을 당하게 되자 어머니는 자식들을 데리고 이곳 영월로 찾아들어 과거를 숨기고  김병연을 키웠고 자란 그가 그의 할아버지를 욕되게 하고 장원급제를 하였다. 그것도 반역자의 후손으로 말이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어머니의 이야기에 김병연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자신은 하늘을 처다 보지 못하는 죄인이라 삿갓을 쓰고 김병연이란 이름대신 김삿갓이라고 하며 방랑의 길을 떠나 삼천리 방방곳곳을 떠돌며 유랑하다 객사하게 된다.

살다 보면 하루에도 여러 번 죽을 고비를 겪을 때가 있었는가 하면 순간의 실수로 타인에 피해를 주기도 하고 나의 편의를 위해 세상에 이익 되지 못하게 한 적도 있었을 것이다. 

세상을 여는 밝음 과 땅을 씻는 맑음이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자는 서로의 믿음이 충만해야 아름다워 질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지나친 욕심은 각가지의 오염을 낳게 하니 밝음이나 맑음도 나가 믿음까지도 오염되어가 그 정체를 탁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자연을 오염시키는 유해환경만이 오염이 아니다. 말과 글이 더 심각한 오염으로 사림을 병들게 한다. 특히 글의 오염은 날이 갈수록 심각한 지경에 와있다.  

우리나라의 당대의 시선 (詩仙) 난고 김병연 김삿갓도 평생을 사죄하지 못할 죄인으로 살다간 위 글이 타인의 작품이라면 훌륭한 문장이지만 그에게는 씻지 못할 가슴 아픈 글이 되고 말았다. 

강원도 영월에서 경상도와 충청도 땅을 계속 넘나들며 올라가는 그의 집. 어머니가 자식을 살리려고 찾은 은둔의 터를 떠나 타관 객지를 떠돌며 시선으로 살다간 김병연(김삿갓)이 우리 문인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예술가 특히 문인은 자칫 하다가는 정치세력이나 사상전파에 자신도 모르게 앞장서 일할수도 있고 많이 이용당해왔다. 군중을 이끌고 합리화시키기 위해서는 예술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그들은 알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혹하거나 회유하고 협박해서라도 앞장세워왔음이 역사에 기록되어왔다.

좋은 글은 혼란을 질서로 바로잡고 오염을 정화하고 사람을 사람 되게 하지만 나쁜 글은 사회를 혼란으로 선동하고 사람마저 못쓰게 오염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작금에도 상업수단으로 전락된 바람직하지 않은 글들로 인하여 안방에서 부터 가정생활의 질서와 예의 도덕이 무너져가고 사회생활에 존경과 믿음이 이기와 황금만능으로 오염되어가는 실태가 비일비재함은 통탄할 노릇이다.

 

김삿갓은 자신의 붓으로 조상을 욕한 죄로 하늘을 보지 아니하고 떠돌며 속죄의 글을 수없이 남긴 시선(詩仙)으로 기억되며 후세문인들에게는  글 한자를 내 놓는데도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홍천인터넷신문(ejkim1111@naver.com)

       

  의견보기
독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09-07-04
  의견쓰기
작 성 자 비밀번호
의견쓰기
내용은 200자 이내로 적어야합니다.
기사와 무관한 글은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홍천군 5대 명품 홍..
[허필홍 군의장] 무..
서울~춘천, 동홍천∼..
공작산 생태숲 준공식..
[생각해 봅시다] 안..
홍천학생수영장 개장..
제19대 황명순 부군수..
홍천학생수영장 새로..
[현장 리포트]'제2창립..
경희대학교 총장기 전..


방문자수
  전체 : 406,993
  어제 : 7,888
  오늘 : 7,486
홍천인터넷신문 |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 진1리 36-1 2층 | 제보광고문의 033)436-2000 | 팩스 033)436-2003
회사소개 | 후원안내 | 개인정보보호정책 | 인터넷신문 등록일 2009.4.28 | 등록번호 강원도 아00044호 | 회장:권영택 | 발행인/편집인:김정윤
Copyright by hcinews.com All rights reserved. E-mail: kjy0518@yahoo.co.kr

'사랑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석도익 칼럼] 믿는다는 것  (0) 2009.07.18
소 유 (所有)  (0) 2009.07.11
관 계  (0) 2009.06.29
배려가 아름다운 사람  (0) 2009.06.15
시국 선언문  (0) 2009.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