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단편소설) < 소 설 > 안 개 석 도 익 앞에서 풀숲을 헤치며 민첩하게 걸어가는 젊은이의 딱 벌어진 어깨를 보며 등이 약간 구부정한 노인이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따라간다. 이름도 다 모를 풀벌레들이 비 오듯이 울다가 이슬 젖은 풀들이 움직이자 그 부근은 조용해지고 지나온 뒤에야 안심이 되는지 다시 울.. 소설집(단편) 2006.12.09
한지 문창호지 노란 병아리의 솜털 같은 햇살이 개나리꽃 울타리 사이로 기어 들어와 엄동설한 긴긴밤 견디어낸 쌍바라지 문 찌든 창호지에 볼을 부비고 있을 때면 우리네는 새로운 마음으로 집 단장을 했다. 그을린 벽에 황토 물로 맥질을 해서 해맑게 칠하면 상큼한 흙냄새가 방안을 가득 메우는 것은 물.. 카테고리 없음 2006.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