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수필화)

치마폭은 좁아만 가고

돌 박사 2007. 7. 6. 00:29

                    치마폭은 좁아만 가고

 모성본능에서 우러나는 뜨거운 인정은 불쌍한 것을 보게 되거나 안 된 일을 들을 때나 이웃이 슬픔을 당했을 때 동정의 눈물을 펑펑 흘리며 세상의 온갖 걱정을 다 하는 그래서 여자의 치마폭은 넓어있었다.

 서로 돕고 힘을 합해야 살 수 있었던 지나간 시절,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정겨워 살갑게 지내던 이웃모두를 폭넓은 치마 자락같이 넓은 마음으로 다 덮어주듯이 인정이 흘러 넘쳤다.

 그러나 세월이 변하여 혼자서 놀 수 있고 혼자서도 살 수 있으며 부닥치는 게 사람이라 사람이 반갑고 귀하기는커녕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생존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이기적 사고를 갖게 하는 지금에는 우유 먹고 자란 세대가 다시 그들의 아이들에게 우유를 먹여 키우다보니 모성본능도 엷어져가고 인정도 점차 메말라간다. 내 걱정하기도 바쁜 세상에 남의 걱정까지 할 수 없다는 각박하고 바쁜 세상이다 보니 여인의 열두 폭 치마폭이 점차 좁아져 이제는 간신히 입어야 할 정도로 좁아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이하 생략-

                            석도익 작 수필<여자라는 이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