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수필화)

바람막아주는 등뒤에서 여자는 더 아름답고

돌 박사 2007. 7. 6. 00:23
 

  바람막아주는 등 뒤에서 여자는 더 아름답고.

  여자의 아름다움은 화려함을 동반하고 화려한 것은 조명을 위하여 밝은 불빛을 찾아간다. 조용한 시골보다는 번화한 도시를 동경하고 고독하기 싫어서 하루를 수다로 메워버린다. 또한 한순간의 황홀했던 추억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가 힘들 때 아껴가며 조금씩 꺼내서 자신을 위로하며 일생을 살아가는 지혜로움이 있다

 여자는 꽃 과 향기를 좋아하고 분위기에 취하여 마음을 열고 약자의 슬픔에 자신의 눈물을 보태서 울어버린다. 바람에 구르는 낙엽을 보고서도 우울해지는 것은 방황하기보다는 안주하려는 마음이 저 깊은 여성의 모성본능에서부터 일고 있음이다. 역마살이 끼어 방황하는 남자를 붙잡아 그의 넓은 등 뒤에서 바람을 막으며 영원히 안주하려는 마음도 여자의 가슴속 깊이 잠재해 있다.

 남자가 나무라면 여자는 나무 잎이다. 푸른 잎일 때 자신의 몸이 으스러질 때까지 나무와 그 열매를 위하여 일하다 소임을 다하고 낙엽이 되어 떨어져 바람에 굴러 주위를 맴돌다 나무그늘에 안주하여 기꺼이 자신의 몸을 썩혀서 나무뿌리에 거름이 되고자 한다.

 여자는 땅이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모태가 되는 흙이다. 여자는 포근하게 잠들 수 있는 나그네의 고향이다.   끝. 

                             석도익 작 수필<여자라는 이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