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작품

[스크랩] 남자라는 이름

돌 박사 2007. 3. 24. 08:51
 

< 수 필 >


                     男子라는 이름


                                               석 도 익


  남자먼저 그리고 그의 갈비뼈로...

성서에서는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남자를 먼저 만들고 다시 남자의 갈비뼈를 하나를 빼내어 여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여자는 연약하지만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지니게 되고 남자는 힘과 용기가 충만함으로 이들이 서로 합하여 보완하는 관계와 끊임없이 이어나갈 수 있는 종족번식을 하게 함으로서 인류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에서 힘이 있는 남자의 존재가치는 하느님 바로 아래 제왕으로 군림하면서 살아왔고 혼탁한 시기에 나타나 바른길을 인도하던 성인들도 남자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남자를 존중하게 하는 말들을 남김으로서 남자의 우월성을 더욱 각인 시켜 왔다.

 

家長이라는 이름으로...

열 사람의 식구를 능히 부양한다 하여 男(十口力)子라 하였거늘 부모를 모시며 아내를 맞이하여 자식을 낳아 한 가족을 거느리고 이들을 부양함으로서 가장이란 직무를 수행함은 물론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일원으로 사회를 이끌고 나가는 지도자의 역할을 능히 함으로서 남자는 힘과 용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는 가정에서는 절대자인 가장으로 그 위엄을 과시하고도 남음이 있었고 내외의 외교 안보에 경제까지 통괄하는 막강한 수장의 역할을 함으로서 가장의 권위를 지켜왔다. 

허나 이제는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남자혼자 벌어서 온 가족을 부양할 수 없는 시대에 이르고 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게되었다.

기계문명의 발달로 많은 힘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경제활동의 주체가 남자만의 독과점 품목에서 여자에게도 개방됨에 따라서 힘도 양분되었다. 그러니 언제까지나 가장의 자리에서 장기집권을 할 수는 없게되었다.

다행히 규범이 아닌 관습이니 망정이지 가장이라는 직책이 만약 법으로 정해져 있었다면 개정하라는 성토대회가 수없이 있었을 것이고 거센 찬반양론 때문에 국민투표에 부쳐서 개정하여야 헸을 것이다.


우리 속에 갇혀있는 호랑이란 착각으로

남자는 언제나 멀리 내달리고 싶어한다. 때로는 마음껏 소리치고 누군가와 힘을 대결하려고도 한다. 정복하는 성취감을 즐기며 쓸데없는 것일지라도 도전하려하고 하찮은 명예일지라도 얻으려 안간힘을 쓰며 언제나 타인들의 영웅이고 싶어한다. 그리하여 쉽게 부풀고 빨리 좌절하며 마음은 갑갑하여 좁은 우리 속에 갇혀있다고 생각하고 한탄할지 모르나 그것은 그들의 생각이지 사실은 겁이 많고 나약하고 어리숙한 것이 남자인지도 모른다.

남자는 언제나 모성을 그리워하고 어린아이고 싶어한다. 누군가에게 얼굴을 묻고 엉엉 소리내어 울고싶어도 울지 못하는 내숭이 있는가 하면 여인의 눈물에는 한없이 약해지고 여인의 조그마한 미소에도 장래를 설계하는 순진하기 짝이 없는 게 남자다.

남자는 여자가 키우므로...  


  사마귀의 허세로...

모든 곤충이 나비같이 예쁘지는 않지만 곤충 중에도 유독 못생기고 날렵하지도 아니하며 힘도 없는 그러나 모든 곤충의 천적인 사마귀는 그 생김새부터 우주영화에 나오는 이티 같은 머리에 툭 튀어나온 살기어린 눈이며 날카로운 이빨에 톱날 같은 앞발 균형 잡히지 않은 배하며 보면 볼수록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기분 나쁜 곤충이다.

풀 섶에서는 보호색이 잘되어 있음으로 다른 곤충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천천히 접근하여 앞발을 높게 올리고 허세를 부리면 침략 당한 곤충은 지레 겁을 먹고 오줌을 싼다하여 오줌싸게라고까지 하는 이 사마귀는 겁에 질린 곤충을 순식간에 앞발로 포획하여 그 자리에서 다리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그러나 이 허세군도 거미줄에 걸리면 그 허세가 통하지 못하고 거미의 밥이 되고 만다.

유년시절 그때는 왜 그리 몸에 사마귀가 많이 낳는지 들에서  사마귀를 잡아다 팔이며 발에 돋은 사마귀를 뜯어먹게 하는 놀이도 한 적이 있는 이 사마귀가 남자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너무 위장하는 허세며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 잘나지도 않으면서 뽐내는 듯한 짓거리하며 그 느물느물함이 뀌어 맞추지  않더라도 들어맞는다.

허수아비 옷자락 날리던 바람에 실려온 가을! 들녘에서는 다음해를 이어갈 종족번식을 위하여 이들도 사랑을 한다. 대부분의 곤충들은 수컷이 교미를 할 때 정낭까지 모두 암컷의 몸 속에 빼내주고 것도 있으며 이들은 곧 죽게된다. 

사마귀는 교미가 끝나자마자 수컷이 잽싸게 도망가지 않고 미련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가는 사랑한 암컷에게 잡아먹히고 마는 비애를 보면 섬뜩해진다.

 

  남자의 꾀는 힘의 퇴화로...

실로 적당하게 게으른 남자는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하므로 꾀를 내어 짐승의 힘을 빌어 일을 쉽게 하였고 나아가서 기계를 만들어 냄으로서 사람이 해야할 일들을 척척 해내게 되기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컴퓨터시대의 최첨단 문명사회에 이르게 되니 사람은 힘을 들이지 않고 간단한 기계조작만으로 모든 일들을 할 수 있어 사람의 힘이 필요 없는 세상이다.

힘을 필요로 하던 시절 논밭을 갈던 소가 대접받았으나 경운기 나 트랙터가 나옴으로서 비육으로 전락한 소와 같이 남자도 그 힘의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거니와 힘들이지 아니하고도 할 수 있는 기계조작 정도는 남녀를 구분할 필요가 없음으로 여권운동에서 부르짖던 남녀평등보다 더 진보된 남녀동등의 시대가 되었다.

여자가 바지를 입기 시작한 근대에 와서 그래도 남녀의 바지구별이 앞의 지퍼와 옆구리 지퍼로 구분되어 왔으나 이제는 그것도 구분할 수 없이 같은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하고있다.

  남자의 보호를 받고자하는 여자의 의도는 뾰족하고 앙증맞으며 위태롭게 보이는 하이힐이나 가는 허리를 한없이 졸라매어 애잔하게 까지 보이는 드레스는 남자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여 사랑을 받으려 하였다.

그러나 근자에 와서는 코끼리 발처럼 튼실한 군화 같은 신발에 남녀의 구별이 없는 캐주얼을 입은 여자들을 보라! 그들은 이미 남자들의 보호를 받을 필요 없다고 선언하고 홀로 서기를 당당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자에게 주어진 힘을 쓸래야 쓸곳이 없어 힘을 쓰지 아니하니 여자처럼 퇴화되어가고 있는 남자가 과연 그들을 보호해주겠다고 과감하게 나서겠는가?

새들처럼 남자가 여자에게 예쁘게 보이기 위하여 화장을 하고있는 이 마당에....

보라! 여자의 가슴은 할 일이 없어도 부풀어오르고 남자의 힘은 할 일이 없어 퇴화되어가며  갈수록 고개 숙여지고 있다.


영원한 방랑자

남자의 욕망은 한도 없고 끝도 없다. 거기에다 역마살까지 끼었다. 많은 것을 성취하였다 하더라도 흡족하지 아니하고 집안에서100%를 얻었다 할지라도 만족하지 못하며 95%에 미치지 못한다 생각하고 나머지 부족한 5%를 얻기 위하여 밖에서 끝임 없이 방황한다.

5%를 새로 얻으려다가 이미 가지고있던 95%를 잃게되는 수가  허다하더라도 땅거미 기어 내리는 거리를 두리번거리며 찾아 방황하는 방랑자는 외로운 늑대의 가슴앓이 긴 울부짖음을 어둠 속에 묻는다.

허나 남자는 가슴이 깊어 뿌리 채 뽑혀 다니지 아니하고 줄기만 흔들릴 뿐 바다에서 다시 돌아오는 연어를 닮은 귀소본능으로 언젠가는 어머니의 고향으로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남자의 가슴은 영원한 방랑자다. 


출처 : 홍천 석화정
글쓴이 : drdol(돌박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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