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새 이야기
0.내가16살때 따뜻한 어느 봄날에 있었던 일이다.
0.학교에 가지 않는 공일날 우리집에서 약2km 떨어진 뒷말 논에 거름을 내기위해
지게에 거름을 짊어지고 일하러 가는길이 낮으막한 산등성이 호젓한 풀밭길을 지나가는데
아지랑이는 피어오르고 공중에서는
종달새가 흥겹게 지지배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0. 가다보니 난데없이 종달새가 3~4m 앞 땅바닥에 뚝 떨어져
날갯죽지가 부러졌는지 푸드덕 푸드덕 날개 소리를내며 죽는시늉을 하고 있었다.
나는 지게를 받치고
다친 종달새를 잡으려고 쫓아가니
다친 종달새는 3~4m
겨우 날아가서 땅에 떨어져 버르적 버르적 하고있어 쫓아가면
또 3~4m 날아가고 한30m쯤 반복 하다가
종달새는 어디로 날아가 버렸다.
0. 허탈한 심정으로
지게를 받쳐둔 곳으로
돌아와서 오줌을 누는데 그옆 풀속에서
종달새 한마리가 휙하고 날아갔다.
0. 종달새 날아간곳을 살펴보니 그곳에는 조그만 종달새 둥지안에 알이 3개가 있었다.
그런일이 있은지 67년이 지난 이제서야
그때 종달새의 깊은뜻을 알아냈다.
0. 따뜻한 봄날 종달새가 공중에서 지지배배 노래를 부르고 있는것은 알을 품고 있는 암컷과 알을 보호하기위하여 공중에서 외부 침입자가 오는지 초계근무중 이고
0. 공중에서 초계근무 하다가 외부침입자가 나타나면 암컷과 알이
있는 반대 방향으로 유도 하기 위하여
날갯죽지가 부러진것처럼 병신짓을 한 종달새의 깊은 뜻을 67년이 지난 이제서야 알아냈다
나는 참 늦게 되는 사람인가 보다.
고암 최인문 망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