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인생칼럼>

산등성이

돌 박사 2021. 1. 23. 10:42

♡ 산등성이 ♡  
                 
팔순의 부모님이 또 부부싸움을 한다.

발단이야 어찌됐던 한밤중,
아버지는 장롱에서 가끔 대소사가 있을 때 
차려 입던 양복을 꺼내 입는다.

내 저 답답한 할망구랑 단 하루도 살 수 없다. 
죄없는 방문만 쾅 걷어차고 나간다.

나는 아버지에 매달려 나가시더라도
날이 밝은 내일 아침에 나가시라 달랜다.

대문을 밀치고 걸어 나가는 칠흑의 어둠속,

버스가 이미 끊긴 시골마을의 한밤,
아버지는 이참에 아예 단단히 
갈라서겠노라고 큰 소리다.

나는 싸늘히 등 돌리고 앉아 있는
늙은 어머니를 다독여 좀 잡으시라고 하니,

그냥 둬라, 
내 열일곱에 시집와서 
팔십평생 네 아버지 집 나간다고 큰소리 치고는 
저기 저 산 등성이 넘는 것을 못 봤다.

어둠 속 한참을 쫓아 내달린다.
저만치 보이는 구부정한 아버지의 뒷 모습, 
잰 걸음을 따라 나도 가만히 걷는다. 
기세가 천리를 갈 듯 하다.

드디어 산등성,
고요하게 잠든 숲의 정적과 
뒤척이는 새들의 혼곤한 잠속,
순간 아버지가 걷던 걸음을 멈추더니
집 쪽을 향해 소리를 치신다.

에이, 이 못난 할망구야,
서방이 나간다면 잡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이 못된 할망구야,
평생을 뜯어 먹어도 시원찮을 이 할망구,

뒤돌아 씩씩거리며 아버지는
집으로 천릿길을 내 닫는다.
지그시 웃음을 물고
나는 아버지를 몰고 온다.

어머니가 켜 놓은
대문앞 전등불이 환하다.
아버지는 왜, 팔십평생
저 낮은 산등성이 하나를 채 넘지 못할까

아들은 묻는다.
아버지 왜 저 산등성이 하나 못넘느냐고. 
아버지가 답한다.
가장이 산등성이를 넘어가면 
안 되는 거라고.

딸이 묻는다.
왜 엄마는 대문 앞까지 
전등불을 켜 놓느냐고.
어머니가 답한다.
남정네가 대문을 나가면
그 순간부터 기다려야 하는 거라고.

아들 딸이 묻는다.
그럴 걸 왜 싸우느냐고.
부모가 답한다.
물을 걸 물어보라고 ......

일본 여행 중에 누군가가 선술집에
걸어둔 글을 읽었습니다. 
웃기면서도 의미 심장한 글입니다.  

사랑에 빠지는 18세,
욕탕서 빠지는 81세.

도로를 폭주하는 18세,
도로를 역주행하는 81세.

마음이 연약한 18세,
다리뼈가 연약한 81세.

두근거림이 안 멈추는 18세,
심장질환이 안 멈추는 81세.

사랑에 숨 막히는 18세,
떡먹다 숨 막히는 81세.

학교 점수 걱정하는 18세,
혈당 당뇨 걱정하는 81세.

아무 것도 철 모르는 18세,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 81세.

자기를 찾겠다는 18세,
모두 찾아나서는 81세.

불지 않으면 바람이 아니고,
가지 않으면 세월이 아니며,
늙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

인간이 몇 살까지 살 수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근래 부쩍 ''100세 시대''라고 하니
100 셋까지는 살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래 자료를 보면 80세까지 사는것도 
대단한 행운이요, 축복입니다. 

*한국인의 연령별 생존 확률*
 
70세까지 생존 확률은 86%
75세까지 생존 확률은 54%
80세까지 생존 확률은 30%
85세까지 생존 확률은 15%
90세까지 생존 확률은 05%

90세가 되면 100명 중 95명은
저세상에 가고, 5명만 남는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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