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둥어는 개구리 닮아서 바닷물 빠져나간 갯벌에서 앞 지느러미를 다리삼아 뛸 수 있다. 그러나 꼴뚜기는 오징어 과로 뛸 수는 없고 물속에서 헤엄을 칠 수 있을 뿐이다.
앞이 잘 보이는지 않는지 한발 짝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이미 지나온 세월을 다시 돌아보며 잘못하고 왔다고 생각되는 길을 고치려 든다. 이를 가리켜 혹자는 역사를 바로세운다고 그러는지는 몰라도 지나간 역사를 무슨 수로 바로세울 수 있겠는가?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는데? 우리가 지나간 역사를 중요시 하는 것은 역사를 바로알고 잘못된 것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그르치지 않으려 함에 있고, 잘된 것을 발판으로 앞으로 나가는데 이정표로 삼으려는 것이다.
역사를 바로 아는 세계열강들은 과학문명을 일으켜 공유하며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패권을 다투는데도 우리나라는 왕권정치에 쇄국과 당파싸움만하며, 우물 안 개구리로 살다가, 결국은 식민지 식민으로 암울한 시대 치욕을 겪어야했다.
하늘에 도움으로 광복을 맞이했으나, 새 나라를 세우려는데 일할 인재가 귀했을 터다. 그래도 깨우친 사람은 식인지에서도 배워서 일본정치에 관리를 지낸 사람들이지만, 그들을 안 쓸 수 있겠는가? 어찌 되었건 우리민족이고 동포고 형제들이다.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고 오히려 기용해야 했던 그 시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인적 자원으로 나라를 세우고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키워왔다. 그리고 오천년 역사 속에 불과 오십년이 우리나라는 도약의 시기였다.
가난한 백성이 살기위해 비굴해지고 탐관오리 밑에서 군졸이라도 해야 했고, 침략자 일본에 빌붙은 사람 왜 없겠는가?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할 사람 없다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미군부대에서 남긴 음식물을 끓인 꿀꿀이죽으로 악작같이 견디며 자식들 살리고 공부시켰기에 지금의 여기가 있는 것이다.
과거에 살기위해 어쩔 수 없었던 일을 왜? 그랬냐고 욕하고 업신여기는 자들은 자기의 부모와 조상을 욕하는 것이란 걸 모르는가? 그러는 지금에 잘난 사람도 다 대한민국에서 먹고 자라고 배운 것이거늘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는가?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가 우리의 부모형제고 조상인 한 핏줄 한민족이 아니던가? 그토록 절절한 정이 있는 민족이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친일파?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 일본군 출신이라고 친일파? 그러면 그 당시 일본학교가고 월급 받아 산자들도 다 친일인가? .. .. 친일파가 하늘의 별처럼 많을 것이다.
나라 없는 식민이 살기 위해 몸부림 친 게 무슨 죄란 말인가? 독립운동 안한 게 죄? 친미 친러 친중은 친북은 죄가 안 되고, 친일만 죄가 되는가? 동족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동포가 죽었고, 지금도 이산의 아픔을 품고 만나지도 못하고 한 맺힌 원한으로 살아가게 하는 김일성과 인민의 고혈을 짜내 김씨 왕조를 이어가는 북한정권이나, 붉은 완장차고 설쳐대던 자들은 죄가 없는가?
살기위해 군관학교 경찰학교로 각자 살 길 찾아 간 것뿐이었을 것이다. 독립운동 했던 사람도 한때는 친일도 해야 했는데, 독립운동하다 순국한 분들 말고는 거의가 친일파라는 말인가? 6.25전쟁에서 잘 싸우고 죽지 못한 것도 죄라고 할 것 같다.
역사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것이다. 지나간 과거에 집착해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면 속 좁고 한심한 일이다. 있는 그대로가 역사다. 거기서 앞날의 목적과 방향을 잡고 나가야 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기에 그걸 모두 받아들이고 독립운동 하던 사람이나 친일했던 사람이나 서로 원수로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각자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자신의 운명대로 살다간 것뿐이다. 그런데 왜 지금에 와서 그 시대와 상관없는 후대가, 한다하는 사람들이 현재의 가치관으로 생각하고 심판하자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과거에 집착한다는 것은 현재를 헤쳐 나갈 자신이 없고 미래또한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이든 과거사이건 사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내일을 비추는 거울로 삼아야 아름다울 것이다. 역사를 바로세운다고 억지로 미화시키는 것은 못난 후손들이라 생각된다. 네 탓 남 탓 따지고 조상 탓하다보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어 제자리에 서있기 민망하니 과거만 뒤지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민심이 여러 갈래로 말이 많으니 "망둥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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