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넓은 내(洪川)이야기

척야산의 봄 (김덕원의사 추모시)

돌 박사 2019. 6. 6. 21:27


       

                      척야산에 봄                 (독립기념관 추모의 자리 2019.6.6)




                  척야산에 봄

100년 전 봄

그해 봄은 대한민국의 태동이었습니다.

빼앗긴 들에 봄을 찾기 위해 앞장선

동학의 장두 김 덕 원 의사

동창 산골마을에 3천여 애국동지를 모으고.

내 나라를 찾으려면 세계만방에 알려야 한다고

대한독립만세를 부르짖던 날

애국의 붉은 피는 동창들을 물들였으나

봄은 오지 못했습니다.

궁핍한 들에 찬바람만 혹독했습니다.

 

임은 갔습니다.

봄이 오지 않는 살얼음 위를 걸으며

수배자로 마을 사람들의 원망을 십자가로 지고

혹독한 옥중고문으로 눈마저 안 보이는

암흑 속에서 광복도 보지 못 한 채

먼저 간 동지들 뒤를 따라 임은 갔습니다.

 

봄이 옵니다. 척야산에도 해마다 봄이 옵니다.

임이 뿌리고 간 구국에 열정이 싹이 틉니다.

척야산에 올라 빼앗긴 들을 바라보며

용호강에 대한독립만세를 새긴

통한의 울부짖음이 민족정기 되어

새로운 봄이 옵니다.

임은 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임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보내드리기보다 민족의 가슴에 새기려 합니다.

                               

                                 석 도 익 지음

                                   박 세 자  낭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