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왜 화이팅을 외쳐야 하는가

돌 박사 2018. 10. 22. 09:25
2018-10-09 오전 9:46:48 입력 뉴스 > 홍천뉴스

[석도익 칼럼]왜 파이팅을 외쳐야 하는가?

요즘에는 어떤 행사든 기사를 쓰기위한 기자는 알아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가지만 행사를 주관한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모인 인사들이 흩어지기 전에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행사 시작 전이나 행사가 끝나고 바로 사진을 찍는다. 기록이나 증거를 남기기 위한 것이다.

 

                                    소설가  석 도 익

서열순서에 의하여 앞에 앉고 뒤에서고, 키 작은 사람은 발뒤꿈치를 들고 큰사람은 허리를 낮추고, 대통령도 자기 맘대로 움직이게 하는 사람은 이발사 다음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니 모두 따를 수밖에 없다.

 

그들은 주먹을 단단하게 쥐고 위로 올리며 “파이팅!”을 외쳐달란다. 우리가 무슨 운동선수의 출전식도 아닌데, 왜 싸우자고 외쳐야 하는가?

 

얼마 전에 강원 도청에 회의가 있어서 갔는데, 여기서도 회의를 마치자, 도지사 국실장 등 함께했는데, 여기서도 예외 없이 주먹 쥔 팔을 쳐들어 “화이팅!” 함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었는데, 운동복도 아닌 정장을 하고 주먹을 쳐들고 찍힌 이 사진을 보면 어떤 행사 사진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려울 것 같다.

 

어디를 가나 무엇을 하나 파이팅 하잔다. 국민을 선도하는 방송이나 신문매체에서 앞장서듯 무시로 쓰고 있어 그런지 국민용어가 되어버렸다.

 

처음엔 “파이팅” 또는 “화이팅” 이라는 구호는 운동경기장에서, 잘 싸우자는 뜻으로 쓰이고 있었다.

 

영단어 'fight'의 뜻 자체는 '싸우다'는 뜻보다도 '주먹으로 치고받다'는 의미가 강하다. 현재진행형인 ~ing가 들어가 있는 이 단어는 '주먹으로 치고받으며 싸우고 있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파이팅('fighting') 이라고 우리들이 즐겨 쓰는 구호는 우리만 쓰는 콩글리시라고 한다.

 

힘을 북돋기 위한 말로는 어울리지 않아서 지나가던 외국인이 들으면 '싸움 났다!'로 알기 쉽다.

 

일본이 세계정복을 꿈꾸며 일으킨 전쟁에서 가미카제 자살특공대 대원들이 출격 전에 황제에게 죽기로 맹세하고, 전투기에 폭탄을 가득 실은 후 외쳤던 한마디, 그것이 바로 “화이토” 라고 한다.

 

이 말에 근원지인 침략자 일본은 지금까지도 사과 한마디 제대로 하지 않으며, 심지어는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기고 있고, 이들의 위협이 겁나서는 아니겠지만 올해 아시안게임에 북한선수와 공동입장하면서 들고 들어간 한반도기에 독도를 빼놓기까지 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많고 많은 구호 중에서 왜 하필이면 화이팅인가? 사기를 북돋우는 구호 하나에도 뜻과 혼이 들어있고, 맥이 흘러야 하며 힘이 충전될 수 있어야 한다.

 

경기장에서는 힘을 내기 위해서는 기합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다. '힘내라! 힘!“ ”아자! 아자!“ ”싸우자!'이기자! 야~!” 라고 외친다면 더 좋을 듯싶다.

 

또한 기념사진을 찍어야 할 때에도 엉거주춤하게 서있기 뭐하다면 모두 웃는 얼굴이 되게 하고 마음을 함께하는 “만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건강 하세요” “사랑 합니다” “위하여!” “사랑해~”등 얼마든지 많고 많다.

 

세계에서도 가장아름다운 말을 하고 있고, 뛰어나게 우수한 한글을 쓰고 있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아름다운 우리말로 힘차게 외치자. 구호마저 “화이팅”이라는 국적불명의 것으로 용기를 북돋우고 화목을 다져야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10월 9일은 전 세계에서도 으뜸인 우리글이 만들어진 한글날이다



홍천인터넷신문(hci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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