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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4원소/박양근

제 21 회 | 연재발표번호 117472 | 작성시각 2010년 12월 23일 15시 07분 | 조회수 63

상상의 4원소 / 박양근(수필가, 문학평론가, 부경대 교수)

 

 

문학 창작의 질적 수준은 상상력의 유무와 고저에 좌우된다. 문학 창작의 순서는 무엇인가. 우선 무엇을 쓸까 하는 주제가 선행되고 다음으로 그것에 부응하는 소재를 찾아 나서는 경우다. 아니면 소재에서 얻은 인상을 바탕으로 무엇을 쓸까 하는 순서도 가능하다. 그 어느 경우든 주제를 뽑아내고, 미적 구조를 이용해서 사물의 속성을 살펴 인간의 속성을 유추해내는 과정★★★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상상의 힘이 자연스럽게 끼어든다. 어떤 대상을 이미지화 한다든지, 새로운 주제를 의미화 하려면 특별한 상상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불완전한 사실을 완전하게 꾸며내는 일종의 능력으로 상상은 정서와 형식을 유기적으로 맺어주는 계단과 같다고 하겠다.

 

바슐라르는 문학적 상상력의 위계를 물질적 상상력, 역동적 상상력, 원형적 상상력, 그리고 변증법적 상상의 순서로 매김하고 있다. 상상력에 대한 이러한 메커니즘은 글의 미학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설명해준다. 문학적 상상력의 양극단에는 물질적 상상력(현실세계)과 변증법적 상상력(예술세계)이 자리하고 있으면 그 사이에는 역동적 상상력(감성세계)과 원형적 상상력(이성세계)이 상호 작용하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우주를 구분하면 사람을 영위하는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이 존재하며 동시에 예술가로서 창조하고자 인간이 그 세계를 부응하는 예술세계가 존재한다. 그런데 현실세계든 예술세계든 인간이 그 세계를 어떻게 수용하고 접촉하는가는 방식에 따라 감성에 주로 의존하는 역동적 상상계와 이성적 논리로서 인식하려는 원형적 상상계가 있고 이것은 상상의 4원소로서 상호 작용한다.

 

물질적 상상력은 희랍의 철인 엠페도클레스가 주창한 4원소론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만물이 지닌 형태와 질료와 그 용도적인 기능을 파악하는 힘을 말한다. ‘정선에서는 곤드레 밥을 먹어야 손님대접을 받았다고 자랑하는 데 그 밥이 밥상에 오르면 양식이 떨어졌다는 신호’(유연선 <곤드레 밥>)라고 하여 곤드레 밥의 용도를 해학적으로 밝히는 물질적 상상이 나타나 있고, 사람 인(人)을 묘사하여 ‘죽어서도 자기의 소임을 다하고 하얗게 말라 기운이 느슨해진 울타리와 버팀목을 대할 때마다 부끄럼이 앞선다.’(윤희경 <버팀목>)에서는 덩굴손을 받친 버팀목을 사람(人)의 형태를 일치시킨 물질적 상상의 예가 발견된다.

 

역동적 상상력은 존재가치를 추론해내는 힘으로써 진선미와 같은 가치를 감성적 분위기로 엮어내는 상상을 말한다. 이것은 주로 사물을 의미화하는 서술에 적합한 상상으로서 ‘한국을 근화지향(槿花之香)이라 하여 무궁화의 나라 (석도익 <일편단심>라고 부른다.’ 하여 무궁화 꽃이 의미하는 민족정신을 밝히고 있으며 정선아리랑을 아우라지에 비유하여 ‘쌓이고 쌓인 애환을 한으로 가슴에 삭이고 삭여서 마지막 한의 찌꺼기를 신음하듯 조금씩 목 밖으로 물소리마냥 풀어내는 소리’(석도익 <아라리>)에서는 강과 노래의 존재가치를 감상적으로 그려낸 역동적 상상의 예로 볼 수 있다.

 

원형적(原型的)상상력은 시공을 초월하여 여러 작가들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의미를 찾아내는 것으로 어머니라면 모성애, 갈대라면 생각하는 사람 등이다. 원형적 상상력은 세계와 꿈, 현실과 이상과의 상관관계 밑에서 파악하는 힘에 해당한다. 가령 ‘내 마음의 호수는 언제나 제자리에 있다. 물줄기처럼 긴 여행을 할 줄도 모르고 태어나서 자라온 고향 지킴이처럼 어떤 유혹에도 휩쓸릴 줄 모른다.’(박종숙 <내 마음의 호수>에서 호수는 불변성, 항구성, 생명의 자궁이라는 의미로 환원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세상에 박수만한 공통어는 없다. 박수를 치면 득볼 일은 없지만 상대를 즐겁게 하고 스스로 손바닥을 자극하니 건강에도 조금은 보탬이 된다.’(김대원 <박수유감>)에 나타난 박수의 이점 등은 화자가 처한 현실과 이상적 삶과의 차이에서 찾아낸 원형적 상상이 발휘된 글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변증법적 상상력은 역동적 상상력을 분출하는 단계로서 사물을 뒤집어보고 낯설게 보아 반전을 가져오는 상상의 단계이다. 예로 들면 모성이 지닌 남성 이상의 용기를 추적하거나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구들장의 온기를 강조하는 상상이다. 아버지가 없으면 아들이 그르칠 경우가 많다는 가설을 전제로 하면서 ‘나는 지금 한번도 쓴 적이 없는 아버지라는 그 낱말카드를 배가해 쓸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오늘도 부심한다.’(이응철 <아버지의 상>)에서 화자는 부성의 부재를 반전시키는 변증법적 해법을 내놓고 있으며 ‘그녀의 눈물은 슬픈 사랑의 눈물이 아니라 단지 자신의 소유물에 대한 집착’(임명희 <눈물의 진실>)에서는 눈물에 대한 낯선 해석이 돋보이는 변증법적 상상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수필에 있어서의 성찰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 행동에 따른 성찰을 바탕으로 문학 철학성을 제대로 살려내려면 물질적 상상에서부터 변증법적 상상이 필요해진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문학적 상상력의 유형과 위계작용을 살피면, ‘물질적 상상력→ 역동적 상상력→ 원형적 상상력→ 변증법적 상상력’으로 진행되는 유기적이고 역동적인 정신의 흐름이 한 편의 수필에서 필요하다. 이 흐름은 작가가 소재나 제재로부터 포착한 의미가 어떻게 변증법적 상상에 다다르는가를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기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상상력을 현실세계의 모순을 해결하고 이상세계를 제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다음 소재론/박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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