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도익 <칼럼>

농사는 밑지고도 짓는다.

돌 박사 2010. 10. 30. 22:01

 

 


[석도익 칼럼]농사는 밑지고도 짓는다



사업을 하거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간혹 일이 잘 안되면 “농사나 지으며 살지” 하는 말속에는 농사짓는 것이 쉽고 낭만이 있을 것 같으나 농사짓는 농부야말로 아무나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농기구를 갖추어야하고 자재구입과 종자대금 비료 농약 그리고 인건비까지 합치면 특수한 농사를 하기 전에는 아무리 풍년이라 하더라도 수익을 계산하여도 남는 게 별로 없다.


더욱 채소농사는 잘되면 소득이 높지만 과잉생산이 되면 빚만 지게 되기 쉽다. 밑지고 장사하는 상인 없고 원가가 않나오는 공산품은 만들지도 않겠지만 밑져도 짓는 게 농사다. 여름내 무더위에 시도 때도 없이 질질 흩뿌려진 비로인하여 농작물수확이 흉작이다.


우리가 먹고 살아가야하는 농산물 대부분이 국내 생산량이 자급이 되지 않는 실정이라 행여 모자를 세라 약삭빠른 업자들이 외국에서 수입해 먹여 살리니 망정이지 그렇지 못하다면 연일 신문이나 방송에서 난리 법석을 떨었을 것이다.


공산품이나 각종 공공요금은 시도 때도 없이 올라가도 별 반응이 없다가도 농산물가격이 기후 변화에 따라 잠시 오름세가 있다하면 지구가 멸망하는 것 같이 흥분하는 것이 우리나라 신문방송이다.


금번에도 고르지 못한 날씨 때문에 무 배추의 물량이 잠시 딸려서 값이 오르자 뜨거운 물에 데인사람들처럼 연일 떠들어대니 정부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하여 가격을 조절하고 나섰다. 그러나 며칠 못가서 가격폭락이 예상된다고 또 난리다. 농사가 잘되어 과잉 생산될 때는 농민들은 일 년 내내 피땀 흘려 지은 농산물을 그냥 버리고 있을 때는 조용하던 그들이다.


농작물을 작업해서 출하해봐야 인건비 운반비가 모자라 오히려 보태서 팔아야 할 판이라 아픈 가슴을 어루만지며 포기해야한다. 그리고 버리는 농산물은 먹을 수 없게 해놓아야 가격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쯤은 농민도 알고 있지만  하늘을 의지하고 사는 사람이 먹을 것을 버리면 더없는 죄가 될까봐 누구라도 와서 가져다 먹으라고 하면 관광하며 지나가던 서울사람도 승용차에 가득 싣고 간다.


그들은 이웃집도 나누어주고 하기 때문에 농산물가격은 더욱 떨어진다. 야채 값이 오르면 먹는 음식 값에 영향을 주고 직접적인 가게에 부담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밑지고 장사하는 사람은 없고 밑지고 물건 만드는 사람은 없다지만 밑지면서도 농사를 지어야하는 사람은 너무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주식으로 하는 쌀은 20여 년 보다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밥을 먹으면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배추 값이 잠시 오른다고 난리날 일 아니지 싶다. 요즈음 잘 사는 집 아이들은 잘 먹지도 않는 김치다. 싱싱한 것을 먹어야 하는 채소마저 국내에서 재배상황이 안 좋아 수급에 차질이 생겨 잠시 가격에 변동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것을 못 참고 먼 외국에서 수입해 들여와서 가격을 안정시키려하는 데에는 서민들이라고 김치를 먹지 않고 살수 없으니 뭐라고 할 수는 없으나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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