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내걸렸던 수많은 현수막은 입후보자의 홍보문구들이 자취를 감추고 다시 고마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인사가 그 자리에 내걸렸다.
당선자는 자신을 선택해준 유권자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보내고 낙선자는 아쉽지만 그래도 자신을 선택하여주지는 않았지만 위로를 아끼지 않은 분들과 지지자에게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늦은 봄을 뜨겁게 달구었던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선거운동기간 13일간은 국민이 주인이 되어 본 기간이었다.
이제 우리나라의 선거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선거운동도 볼거리와 해학을 피력하고 유권자도 함께 어우러져 축제를 즐기는 태도로 변하고 있었다.
자고나면 확성기소리 어지럽게 이어지는 차량을 이용한 방송홍보에다 거리 골목을 누비는 운동원들의 인사받기를 처음에는 기피하다가 이내 당연하게 받아들려 함께 공유 하리 만치 적응되어가기도 한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선진문화국민이 되어있음을 이번 지방 선거로 입증되었다.
국가고시라고 하는 자동차 운전면허 시험 보기보다 더 어려웠던 것이 이번지방선거였다.
한번에 8번의 선택을 하여야하고 각 투표용지마다 다른 직을 선출하는 것이며 후보자가 많은 곳은 사지 선다형 도 모자랄 지경인 문제를 틀리지 않고 모범답안을 내놓은 것이다.
과거 작대기 몇 개라는 기호가 사라지고 숫자와 이름만으로 선출하는 그야말로 문화국민선거였다.
모든 이들이 우려했던 어르신들이 잘 모르니까 무조건 첫 번째만 찍을 것 이라는 걱정도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국민들은 놓고 설왕설래했던 식자들을 오히려 무식하게 만든 것이 이번선거였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이제 자신의 모든 재능을 다 보여주고 선택하기를 바랐던 오디션은 끝났다.
선택된 당선자는 후보자로서 다짐한 초심을 잊지 말고 공약한대로 열심히 할 일만 남았고 선에 들지 못한 낙선자는 당선의 영광은 얻지 못하였을 지라도 자신을 다시 한 번 더 뒤돌아보라는 성찰의 기회를 주는 것이니 당선보다도 더 값진 인생에 귀중한 것을 얻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