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도 못하는 가시나무 새 같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슬퍼도 울 장소가 없어 울지 못한다. 괴로워도 아버지라 울지 못한다. 다만 커다란 한숨으로 울음을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아버지는 담배를 피워 괴로움을 잠시라도 날려 보내려하고 술을 마셔 울분을
잠재우려하는 나약하기만한 남자다. 매일 삶의 전쟁터에 나가 싸워서 얻은
전리품으로 자신에게 딸린 호구지책을 하기에 바쁜 아버지는 상처투성이가 되는 가시나무 새이다. 어머니의 잔소리에 둔감하고 자식들 투정에 날이 무뎌진 아버지는 가끔씩 밖에서 방황을 하기도 하는 고독한 고아가 되기도 한다. 아버지는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여태껏 참아왔던 울음을 원 없이 울어버린다. 슬퍼서도 울었겠지만 그동안에 고여 있던 눈물이 더 많았을 것이다. 아버지의 부모님이 일찍 가셨다면 울어야할 시기가 없어 울지 못하는 울음이 쌓여있는 가시나무 새이다. 석도익 작 수필<아버지라는 이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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