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수필화)

아버지는 아름들이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다.

돌 박사 2009. 3. 27. 22:34

 

 

아버지는 아름들이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다.
    
♧ 아버지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다. ♧
아름드리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마을 가운데 웅장하게 버티고 있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같은 사람이다. 아버지는 언제나 거기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마음 든든한 버팀이 되고 굳은 믿음이 되고 넓은 그늘이다. 온 가족이 마음이 든든하여 두렵거나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어쩌면 신보다 더 믿음직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 느티나무는 언제나 그곳에 서있다. 웅장한 몸집으로 바람을 막아주고 가지의 무성한 잎으로 비를 그늘러 주며 넓은 그늘에 새들이 깃을 들이고 매미가 노래하고 개미들도 아무걱정 없이 일을 하는 느티나무! 겨울 눈꽃이 피는 그 나무는 아버지를 닮았다. 웅장한 나무는 세찬 바람을 막아주는 등 뒤에 몸을 기대여 쉬기도 하며 때로는 기어올라 가지에 매달려 몸을 키운다. 무성한 잎의 그늘 밑에 누워 가지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바라보며 장래의 꿈을 키우는 아버지의 그늘이다. 아버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의 넓이로 전해지고 꾸중을 하지 않아도 눈으로 훈계한다. 밤똥의 두려움을 동무해주는 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제일가는 사람이고 영원히 가슴에 묻어둔 기둥의 그늘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외롭다. 답답한 마음 열어 보여줄 사람이 없을 때 뒷짐 지고 먼 산위에 걸린 뭉게구름을 바라보고 겁이 날 때는 헛기침으로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석도익작 수필<아버지라는 이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