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업단지에서 일하고있는 북한 여직원들-
개성상인은 다 어디로 가고.
우리는 장사를 잘하는 상인을 가리켜 개성상인 같다는 말로서 칭찬을 할만치 개성은 상업도시로 명성을 날렸다고 하는데 지금의 개성은 상점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시가지에 관광코스가 산재해 있어 시내 중심가에 잠시나마 머무를 수 있었으나 골목마다 지키고 서있는 군인들에 의하여 통제된 주민들이 반대쪽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들과는 대화나 심지어는 멀리서 사진도 촬영할 수 없게 한다.
가까이 지나가는 그들을 보면 입은 옷도 우리의 70년대 옷차림과 비슷하고 체구역시 깡마른 데다 하나같이 무표정한 얼굴이며 힘없는 발걸음으로 왕래하고 있는데. 다만 군중 속에 대학생들은 남자의 교복은 검정양복이고 여학생은 검정치마에 하얀 저고리를 입은 것이 돋보였는데 이들만은 그래도 발걸음이 힘이 있어 보였다.
개성은 예부터 상업이 발달하여 이름이 있는 도시였다고 하는데 옛 건물 말고는 보잘것없는데다 색깔마저 퇴색되어가는 빈민도시로 전락해 있었다.
도시답게 길은 잘 확보되어 있고 사거리에는 교통신호를 하는 공안원은 있으나 차는 고사하고 사람마저 왕래가 적어 오히려 을씨년스럽다.
거리 앞 건물에는 간간이 이발소. 약방 공업품상점 식료품상점 등의 허술한 간판이 걸려있으나 거리에서는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아 들여다볼 수 없고 문을 열고 들어가야 볼 수 있겠는데 하나같이 출입문이 열려있지 않았고 사람들도 상점 안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명성을 떨치던 개성이 지금은 상업의 상자도 거래되지 않는 파장의 흔적도 없는 빈민도시로 메말라 가고 있는데 개성시내 한복판에 높은 단을 쌓아올리고 세워 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상의 망령이 이도시의 빛을 빨아먹어버려 점차 어두움으로 변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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